“피부 노화는 주름 몇 줄 생기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우리 몸 전체 건강이 영향을 받게 되죠.”
정 교수는 지난 3일 인간개발연구원이 주최한 기업인 대상 조찬 강연에서 피부 노화의 부작용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피부는 우리 몸에 굉장히 넓게 자리잡고 있는 장기”라며 “피부가 노화하면 피부 세포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호르몬을 분비하지 못하게 되고, 이는 당뇨, 탈모, 안구건조증 등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피부 노화를 억제하면 건강도 지킬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지난 20여 년간 이 분야를 연구해왔다고 밝힌 그는 이날 강연에서 피부 노화를 막기 위한 생활습관을 소개했다. 첫째는 ‘때 밀지 않기’다. 목욕하면서 때를 밀면 피부를 이루고 있는 각질이 떨어져 나가면서 피부 속 수분이 계속 빠져나가게 되고, 결과적으로 피부가 건조해진다는 설명이다. 정 교수는 되도록 짧은 시간 안에 간단히 샤워하는 게 피부 건강에 좋다고 설명하면서 보습제를 하루 1~2회 바르라고 조언했다.
정 교수는 또 자외선 노출을 최대한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타민D 합성을 위해 시간을 내서 햇빛을 쬐는 사람도 있지만, 정 교수가 보기엔 불필요한 행동이다. 긴팔과 긴바지를 입고 여름철 기준 10분만 햇살을 받아도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D 합성량의 5배가 몸으로 흡수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 교수는 뜨거운 ‘열’이 피부 노화를 유발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규명해낸 학자이기도 하다. 정 교수는 “햇빛으로 인한 노화의 80%는 자외선, 20%는 열에 의해 발생한다”며 “자외선을 차단하는 선크림은 많지만 아직 열을 제대로 차단하지는 못하는 만큼 햇빛을 길게 쬐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 같은 생활습관이 개인의 ‘능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령 인구가 증가할수록 피부는 개인의 능력을 판가름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겁니다. 같은 80세라도 어떤 분은 60세처럼 보이고, 어떤 분은 90세처럼 보일 텐데 두 80대가 살아갈 세상은 다를 수밖에 없겠죠.”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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