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후 종신보험 가입을 고민하던 새신랑 김진호 씨(30). 여러 상품을 알아본 끝에 ‘달러 종신보험’을 골랐다. 20년 동안 매달 221달러(약 24만원)를 내고, 훗날 보험금으로 10만달러(약 1억원)를 타는 조건이다. 김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믿을 건 안전자산’이란 생각을 하게 됐다”며 “수십 년 뒤 받을 돈이라면 가치가 안정적인 달러화가 좋지 않겠느냐”고 했다.
달러보험은 보험료 납입과 보험료 지급이 미국 화폐로 이뤄진다는 것 외에 기존 보험 상품과 본질적인 차이는 없다. 원화 대신 달러로 보험을 들면 무엇이 좋은 걸까. 조기상 메트라이프생명 상품담당 상무는 “원화에 집중된 자산 포트폴리오(상품 구성)를 기축통화인 달러로 다변화하면 리스크(위험)를 분산할 수 있다”고 했다. 달러보험은 종신, 변액, 연금, 저축보험 등 다양한 유형이 있지만 보험사들은 가격이 비싼 ‘달러 종신보험’을 주력으로 미는 추세다.
보험사들은 가입자에게서 거둔 보험료를 미국 국채 등에 투자해 굴린다. 달러보험 상품에 따라 보험료 납부와 보험료 납입을 원화로 대신할 수도 있다. 금액 계산은 달러로 하되, 그때그때 원·달러 환율을 반영해 원화로 주고받는 방식이다. 김종태 신한생명 상품기획챕터 팀장은 “일부 보험사의 상품에 붙은 ‘유니버설’ 기능을 활용하면 달러화가 필요할 때 유용하게 중도 인출해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환율의 움직임에 따라 운이 좋으면 환차익을 기대해볼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애초부터 ‘환테크’ 목적으로 가입해선 안 된다는 점을 업계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외화보험은 보험금 지급 시점이 정해져 있어 계약 해지 외에는 환율 변동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 중도 해지 시 환급금이 원금보다 적을 가능성이 높다.
해외 금리 수준에 따라서도 만기 보험금 등이 변동될 수 있다. 보험사는 향후 발생할 보험금 지급 등에 대비해 납입 보험료의 일부를 준비금으로 적립하는데, 이때 보험료에 부과하는 적립이율 구조에 따라 ‘금리연동형’과 ‘금리확정형’으로 나눈다. 외화보험 중 금리연동형 상품은 투자 대상 해외채권 수익률을 반영해 주기적으로 적립이율이 바뀌기 때문에 만기 보험금의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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