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회의에서 "2000년 의약분업 사태 때도 의사 국가고시 일정을 조정하고 재응시 기회를 준 선례가 있다"며 "지금은 비상시기이자 특수상황인만큼 국민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조속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 파업 때 의대생들이 대거 시험 응시를 거부하면서 의료공백이 우려됨에 따라 재응시 기회를 줘야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지난달 10일 마무리된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에는 전체 응시대상자 3172명 중 423명만 최종 응시했다. 매년 3000명 이상 배출되던 의사가 내년에는 400명대로 대폭 축소될 위기에 놓인 상황이다. 다만 의사국시 실기시험을 거부했던 의대생들이 필기시험에는 3196명이 원서를 제출했다. 의대생들은 필기시험 이후 1∼3월 중으로 실기시험을 치르면 3~5월에는 신규 의사들을 수련병원에 배치하는 게 불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K-방역을 자랑할 정도로 코로나19에 대응한 건 뛰어난 의료시스템과 의료진들의 헌신 덕분"이라며 "하지만 의사파업으로 시험에 86%가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했고 의료인력이 투입되지 못하는 상황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병원에서는 인턴을 한 명도 받지 못할 처지로 의료공백이 우려된다"며 "코로나 확산되면서 단 한명의 의사가 아쉬운 상황인데 이를 도외시하며 손 놓는 정부는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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