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의 일반 접종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등의 50개 병원에서 8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가장 먼저 이뤄진다. NHS 직원들은 지난 주말 접종 대상자를 분류하고 면역 반응 치료소를 준비했다.
가디언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앞두고 영국 전역의 병원에는 화이자 백신이 특수 상자에 담겨 속속 도착했다. 이 백신은 영하 70도의 초저온에서 보관해야 하고, 운반 시에는 드라이아이스로 채운 특수 박스를 이용해야 한다.
영국 정부는 백신 부작용에 대비해 첫 접종자들은 일정 기간 병원에 머문 뒤 귀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이자 백신은 2회 접종해야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첫 접종을 마친 모든 사람은 3주 뒤 두 번째 접종을 하게 된다. 맷 행콕 영국 보건부 장관은 “앞으로 한 주는 역사적 순간이 될 것”이라며 “노인들에 대한 접종을 서두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은 현재까지 화이자 백신 4000만 도즈(1회 접종분)를 공급받는 계약을 맺었다. 영국 국민의 30%가량인 2000만 명이 접종할 수 있는 양이다. 영국 보건당국은 올해 말까지 총 400만 도즈의 배송을 기대하고 있다. 앞서 영국은 지난 2일 세계 최초로 화이자 백신의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미국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서두르고 있다. 알렉스 에이자 미 보건부 장관은 지난 6일 폭스뉴스 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며칠 안에 미 식품의약국(FDA)이 화이자 백신을 승인해 유통될 수 있다”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희망하는 모든 사람들이 내년 2분기까지는 접종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부정적 반응도 적지 않아 집단면역 효과가 쉽게 나타나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여론조사업체 퓨리서치센터가 미국 성인 1만20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백신을 맞겠다”고 응답한 사람은 60%에 그쳤다. 나머지 40%가량은 백신에 부정적이라는 뜻이다.
인종별로는 아시아계 83%가 백신을 맞겠다고 응답했다. 히스패닉은 63%, 백인은 61%였다. 상대적으로 코로나19 피해를 크게 본 흑인들은 역설적으로 백신을 맞겠다는 응답이 42%에 그쳤다. 미 정부가 배포하는 백신을 믿지 못한다는 해석 등이 나온다.
보건 전문가들은 국민의 70% 이상이 백신을 맞아야 일상 회복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지난 3일 폭스뉴스에 “국민 70~75%가 백신을 맞아야 집단면역의 혜택으로 일상으로 돌아갈 길이 열릴 것”이라고 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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