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6월 국내 바이오회사 P사와 체외진단기기 개발 특허 및 사업권을 라이선스 아웃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동물용 소형 혈액 분석기 PT10V와 관련된 특허와 생산, 판매 권리를 모두 이전한다는 내용이다. 이 회사는 삼성전자에 로열티를 제공하고 이 기기를 자체 공장에서 생산해 국내와 해외시장에 판매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10월 대전에 신공장을 착공했다.
삼성전자의 기기는 ‘엑스디아 PT10V’라는 이름으로 P사가 판매한다. 이 회사는 지난달 검사기를 출시했으며 내년부터 간, 신장, 전해질, 당뇨 등 24개 항목 검사가 가능한 카트리지도 생산할 계획이다. 내년 카트리지 제조시설 건설과 인허가를 거쳐 2022년 3월부터 본격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연내 코스닥시장 상장을 앞둔 이 회사는 삼성전자에서 이전받은 체외진단기기를 기반으로 임상화학사업을 확대해 내년 연결 기준 매출 25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연결 기준 62억원이었으며 올해는 8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2018년 체외진단기기 사업 매각을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당시 일본 의료기기업체 니프로가 인수 대상으로 물망에 올랐으나 한·일 관계 악화 등을 이유로 불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기업에 사업을 양도할 경우 국내 인력 감축과 대량 해고 등 논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도 매각 과정에서 위험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체외진단기기 사업부를 점진적으로 축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익성이 높고 성장 가능성이 큰 사업만 남기고 나머지는 정리 수순에 들어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체외진단기기는 사람의 몸에서 채취한 혈액이나 소변 등으로 혈당, 콜레스테롤 등을 비롯해 질병을 진단하는 의료기기다. 고가의 장비를 이용해 질병을 진단하는 것에 비해 진단 가격이 저렴해 최근 시장이 급속히 커지고 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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