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급락은 수출 기업에 직격탄이다. 한국무역협회 조사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 떨어지면 기업 10곳 중 6곳 이상은 수출이 감소한다. 중소 수출기업의 절반 이상은 영업이익률이 7%포인트 넘게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이 떨어진 만큼 가격 인상 효과가 생겨서다. 수출 기업들은 최적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적정 환율을 달러당 1167원, 손익분기점 환율은 달러당 1133원으로 보고 있다. 지금 환율은 이보다 한참 낮은 수준이다. ‘코로나 사태’로 휘청했던 기업들이 이젠 환율하락이란 복병을 만나 신음하고 있다.
정부는 가파르게 추락하는 원·달러 환율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해선 안 된다. 물론 원·달러 환율은 외환시장에서 달러 수급에 따라 결정된다. 정부가 인위적으로 조정하려고 들면 오히려 부작용이 클 수도 있다. 그렇다고 급격한 환율변동을 정부가 속수무책으로 내버려두는 나라는 없다. 대부분 나라가 환율 급변엔 구두개입 등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으로 대응해 기업들의 환변동 위험을 줄여주고 있다. 이는 환율조작과는 다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의 더욱 세심하고 적극적인 환율 대응이 요구된다.
기업들도 환리스크 회피를 위한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한다. 수출입 때 가급적 현지 통화로 거래를 하거나 입금 및 지출 통화를 일치시켜 환포지션 발생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 환리스크에 취약한 중소기업들은 환변동 보험도 활용해야 한다. 올해 코로나19로 급감했던 수출은 내년부터 서서히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가장 큰 변수는 환율이다.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 감소 위험을 최소화하는 정부의 정책 대응과 기업들의 자구노력이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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