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의 인공지능(AI) 기술 전담 조직인 ‘LG AI연구원’이 출범했다. AI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는 것이 임무다. 원장과 수석과학자(CSAI·최고 AI 전담 과학자)가 45세 이하인 젊은 조직이란 점도 눈에 띈다.
업계에선 내년 취임 4년차를 맡는 구광모 LG 회장이 본격적으로 자신의 색깔을 내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이 ‘초격차’, SK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전면에 내세운 것처럼 LG도 ‘AI’라는 화두를 중심으로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데 주력할 것이란 관측이다.
40대 초중반인 젊은 수장들이 조직을 이끄는 점도 AI연구원의 특징이다. LG그룹은 연구원 출범에 발맞춰 AI 분야 석학이자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구글의 AI 연구조직 ‘구글브레인’ 핵심 멤버인 이홍락 미국 미시간대 교수(43)를 CSAI로 영입했다. 그는 AI 원천기술 확보와 중장기 기술 전략을 수립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연구원장도 젊다. LG사이언스파크 AI 추진단을 맡았던 배경훈 상무(44)가 조직을 이끈다.
배 원장은 이날 출범식 개회사에서 LG의 ‘AI 여정’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AI연구원은 출범 전부터 기술 난제에 도전해 왔다”며 “신약후보물질 발굴에 AI를 활용해 사람이 3년6개월 걸렸던 일을 8개월 만에 처리한 것이 대표적인 성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식 출범을 계기로 LG가 확보한 방대하고 유의미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LG 계열사 곳곳에 산적해 있는 기술 난제들을 해결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LG AI연구원이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된 LG그룹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LG테크놀로지벤처스와 함께 ‘AI LG’ 비전을 실현하는 선봉장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LG그룹 5개 계열사가 4억2500만달러(약 4980억원)를 출자해 설립한 회사로 세계 각국의 AI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4분기에도 AI 기반 모바일 광고 스타트업인 미국 몰로코, 이스라엘 AI 의료영상 분석 업체 제브라메디컬비전 등에 투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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