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020 두바이 엑스포 현장을 찾아 2030년 엑스포 유치를 신청한 부산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UAE 측은 엑스포 유치 과정에서의 경험을 공유하겠다며 개최 관련 자산을 공유하겠다고 호응하며 사실상의 지원을 약속했다. 정부 차원의 첫 유치 외교전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교부는 강 장관이 6일(현지시간) 내년에 개최되는 두바이 엑스포 현장을 방문해 림 빈트 이브라임 알 하쉬미 UAE 외교국제협력부 국제협력 장관 겸 두바이 엑스포 조직위원장을 면담하고 2030 부산 엑스포에 대한 UAE 측의 지지를 요청했다고 7일 발표했다. 알 하쉬미 장관은 이에 양국이 엑스포 협력을 증진해나가길 희망한다면서 엑스포 유치 과정에서 본인의 경험을 적극적으로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이날 두바이 엑스포 현장에 건설 중인 한국관도 찾았다. 강 장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개최가 1년 미뤄진 두바이 엑스포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한국 정부도 관련 문화행사를 개최하는 등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강 장관의 UAE 정부에 대한 지지 요청은 부산 엑스포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UAE의 사전지지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엑스포 개최에는 직전 유치국의 지지가 중요하다. 러시아 모스크바도 지난 1일 열린 BIE 총회에서 2030년 엑스포 유치 의향을 밝혀 현재까지는 부산과 모스크바의 2파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UAE의 엑스포 유치 경험 공유는 한국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UAE는 2013년 아프리카·중동지역 최초로 등록박람회를 유치했다. 엑스포는 0과 5로 끝나는 해에 개최되는 등록박람회와 그 사이에 한 번씩 열리는 인정박람회로 나뉘는데 한국은 아직 등록박람회를 개최한 적이 없다.
앞서 한국에서 열린 1993년 대전엑스포와 2012년 여수엑스포는 모두 ‘인정박람회’였다. 특정 분야와 제한된 규모로 3개월간만 개최할 수 있는 인정박람회와 달리 등록박람회는 6개월 간 주제나 규모의 제한없이 열 수 있어 올림픽·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축제로 꼽힌다.
강 장관의 엑스포 유치전을 시작으로 정부 차원의 유치전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출 결선에 오른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기획단’을 구성했다. 2030년 엑스포 개최지는 2023년 12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169개 회원국의 투표로 결정된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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