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강서구을·사진)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실패했다는 지적에 대해 "정책 실패라기보다 오히려 시장의 실패"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진성준 의원은 지난 7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교체된 것과 관련해 "부동산 정책 기조는 일관되게 유지될 것"이라며 "(집값 상승은) 정책의 실패라기보다 오히려 시장의 실패라고 하는 성격이 더 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들어) 실제 주택 가격이 상승한 것을 인정한다"면서도 "시중에 흘러다니는 돈이 너무 많다. 정책 잘못이 아니라 시장 상황이 그러해왔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하고 싶다"고 했다. 집값 상승은 유동성 과잉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진성준 의원은 주택 공급을 늘리는 게 근본적 해결 방안이란 주장에 대해선 "공급을 늘리면 된다는 얘기를 그냥 앵무새처럼 말한다. 20년 동안 1000만 채를 공급해도 주택을 가진 사람이 또 주택을 소유하지, 무주택자에게 가지 않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최근의 전세 대란에 대해서도 "일시적 현상이다. 대부분 세입자는 주거 안정 효과를 봤다"고 했다.
이같은 진성준 의원 발언에 보수 야권은 일제히 반발했다. 국민의힘 소속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집값을 잡기 위한 정책을 내놓았는데 오히려 집값이 올라가는 것, 그게 바로 '정책의 실패'라고 하는 거다. 행정학 개론이나 정책학 원론이라도 좀 보시라"고 비판했다.
김근식 교수는 "시장을 억누르고 시장에 반해서 집값을 잡겠다는 정책이었기 때문에 시장에게 되치기 당했고 결국 시장이 승리하고 정책이 패배한 것"이라며 "진성준 의원님, 입은 비뚤어져도 말은 바로 하자. 문 정권의 부동산 정책이야말로 가장 명백한 정책의 실패이고 가장 확실한 시장의 승리다"고 강조했다.
이병태 KAIST(한국과학기술원) 경영대학 교수는 "공급이 부족할 때 가격이 오르는 것은 시장이 실패한 것이 아니라 시장이 아주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자신이 바라는 결과가 아니라고 함부로 시장 실패라고 말하는 것은 경제에 무지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병태 교수는 "시민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열심히 살고 있다. 그 결과가 시장"이라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것을 시장실패라고 말하는 자들은 사회주의자들이다. 실정을 변명하더라도 좀 그럴싸하게 하라"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