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10시30분 현재 서울옥션은 전날보다 670원(8.67%) 오른 8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8500원까지 오르면서 신고가를 다시 썼다. 6거래일 연속 상승세로, 전날 종가 기준 상승률만 46.9%에 달한다.
미술품 경매 및 중개기업인 서울옥션은 점유율 52.2%로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 1위 기업이다. 미술품 거래가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서울옥션의 투자 매력도가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미술품 양도차익을 거래 횟수와 상관없이 기타소득을 분류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를 통과했다. 이번 개정으로 미술품을 거래할 땐 기타소득(세율 20%)이 적용된다. 기존엔 거래횟수에 따라 최고 42% 사업소득이 부과됐다.
여기에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 개정법률안'도 투자심리 개선시키는 요인이다. 최근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말 문화재와 예술품으로 상속세를 대신 납부토록 하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국회입법조사처에서도 상속세 물납제도 도입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상속세 문화재·미술품 물납은 선진국엔 이미 정착된 제도다. 영국에선 1896년부터 물납제도법을 제정해 시행해왔다. 미켈란젤로의 드로잉 '꿈' 등을 세금 대신 받아 국공립 미술관에 전시하고 있다. 프랑스에선 1968년부터 상속세는 물론 증여세 부유세도 문화재·미술품 물납을 적용했다. 1973년 피카소가 사망한 후 유족이 상속세 대신 미술품 200여점을 기증한 덕에 파리 피카소미술관이 탄생했다.
이혁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상속세 문화재·미술품 물납은 현실화까지 상당한 추가절차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시행되면 미술품 거래시장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며 "수혜기업은 단연 서울옥션"이라고 강조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경매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상반기 온라인 경매 낙찰 금액은 12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년치(197억원)의 60% 이상을 달성한 것이다.
이처럼 미술품 거래가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서울옥션이 제2의 전성기를 맞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2014년 정부가 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한 '미술진흥 중장기 계획'을 발표한 뒤 미술품 거래가 늘어났다. 당시 서울옥션 주가는 약 3000원에서 다음해인 2015년 2만4000원으로 8배 급등했다.
안주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내년 실적 우상향이 예상되는 만큼, 과거 서울옥션의 영광이 되살아날 것"이라고 판단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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