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부동산업계 전문가는 “한국감정원 통계를 분석해보면 비규제지역 중 최근 3개월간 울산 창원 천안 등의 주택가격 상승률이 두드러지는 양상이 나타난다”며 “국토교통부가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외지인 거래 현황 등을 분석하면서 조정대상지역 지정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미 지난달 부산 해운대와 경기 김포 등지를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으면서 미지정된 나머지 지역에 대해 과열이 계속되면 추가 지정을 검토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도 "최근 규제지역의 옆 지역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울산은 최근 3개월새 아파트값이 2.32% 올랐다. 남구가 4.64% 상승해 집값이 많이 뛴 것으로 파악됐다. 울산 남구의 최근 1년간 상승률은 10.05%에 달한다. 창원은 성산구가 3개월간 4.38% 올랐다. 성산구는 최근 1년간 11.60% 뛰었다. 의창구는 3개월간 2.77%, 최근 1년간은 8.32% 상승했다.
충청권인 천안의 경우 서북구가 3개월간 2.79%, 1년간 7.10% 상승했고 계룡은 3개월 상승률은 1.80%이지만 1년 상승률은 9.59%에 달했다. 특히 계룡시 아파트에선 8월 거래건수가 80건으로 많지 않지만, 이 가운데 외지인 거래가 32건으로 47.5%에 달했고, 9월 40.0%, 10월 32.7%로 높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이미 외지인 투자자들은 마산 회원구에서 분양권이나 공시가격 1억원 이하 주택을 매수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김해에서도 연일 최고가 거래가 나오고 있다. 경남 김해시 장유동 ‘원메이저 자이’ 전용 74㎡는 지난달 말 처음으로 매맷값이 4억원을 넘어서며 신고가를 찍었다. 지난해 9월 2억원대 중후반에 거래가 된 점을 감안하면 1년3개월새에 1억원 넘게 매매가가 올랐다. 인근 ‘율하 자이힐스테이트’ 전용 84㎡도 4억5000만원에 거래돼 역대 가장 비싼 가격에 팔렸다.
울산으로 들어갔던 투자자들은 경북 포항으로 몰려드는 중이다. 포항시 남구 대잠동 자이 전용 84㎡는 최근 5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전달 거래된 같은 면적 4억7500만원보다 7500만원 올랐다.
수도권에선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연일 신고가를 경신한 아파트가 쏟아졌다. 운정신도시 아이파크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규제 발표 하루 전 8억4500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운정신도시 센트럴푸르지오 전용 84㎡도 8억6500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직전 거래인 9일 7억9000만원에서 일주일도 안 돼 7500만원이나 올랐다.
전문가들도 정부의 뒷북 규제지역 지정이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으며 오히려 부작용만 더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풍선효과에 익숙해진 시장은 이제 정부 규제지역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사실조차 '투기 시그널'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재 정부 대책들은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 중장기적으로는 반대효과가 날 수 밖에 없다. 재건축을 억제하는 등 반시장적 정책보다는 수요가 많은 지역에 공급을 늘리는 등의 장기적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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