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마포 등 상업지역 주거비율 90%로 확대…주택 공급 늘린다

입력 2020-12-08 17:12   수정 2020-12-16 15:29


서울시와 국토교통부가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상업 및 준공업지역을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주택 공급난은 심해지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도심에서는 빈 오피스 등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도시정비형 재개발’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2030 도시·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을 수정·보완하고 있다.

상업지역 등에서 재개발할 때 주거비율을 지역에 따라 최대 90%로 늘리고, 주거시설 용적률을 높여주는 방안 등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또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으면서 내놓는 공공기부 대상을 공공임대주택으로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서울에서 상업 및 준공업지역을 개발할 때 주거비율은 현재 50% 이하(한양도성은 90% 이하)로 제한돼 있다. 여기에 상업지역이라도 주거시설 용적률은 400%를 넘지 못하도록 관리한다.

도시정비형 재개발은 상업 및 준공업지역에서 추진하는 사업으로 일반적인 주택 재개발과 구분된다. 종로구 창신4구역, 영등포구 당산3구역, 마포구 마포로3구역3지구 등 도심 및 부도심에서 이뤄진다. 오랜 기간 추진 동력을 찾지 못하던 종로구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역시 도시정비형 재개발 사업지다.

사업은 활성화되지 못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 261개 구역을 포함해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을 추진하던 전국 361개 구역 중 약 75%인 272개 구역의 사업이 중단되거나 해지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상업지역 재개발의 주거비율을 3년간 한시적으로 90%로 높여줬다. 하지만 한시 조치로는 개발을 활성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주거비율 상향을 상시적으로 명문화하고, 사업에 가장 큰 걸림돌이던 용적률 상향에 나선 이유다. 서울시 관계자는 “늘어난 주택 수요를 충족시키면서 판매·업무·문화 등 도심의 원래 기능을 해치지 않는 적정선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역시 도시정비형 재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한 연구용역에 들어갔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도시정비형 재개발을 할 때 최소 10%는 비주거 시설로 채워야 한다. 업계는 역세권 등 지역에 따라 이 비율을 추가로 낮추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국토부는 이달 말 용역이 완료되는 대로 제도 개선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국토부가 제도 개선을 고민하는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도심 공실 리스크가 커지고 있어서다. 새 주택임대차보호법 때문에 전세난도 심화하고 있다. 상업지역에서 주택을 늘리기 위해서는 제도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

정비업계에서는 용도용적제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용도용적제는 용도지역의 지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용도가 섞이면 용적률을 차등 적용하는 제도다. 가령 서울 상업지역은 용적률이 최대 1000%까지 허용되지만 주거 부분은 400%로 제한한다. 주거시설을 넣으면 넣을수록 용적률을 손해보는 구조다.

서울은 2010년부터, 부산 대전 등도 2000년대 중반부터 이 규정을 적용받고 있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상업지역 재개발은 교통이 편리하고 직주근접이 가능한 핵심 입지가 대부분”이라며 “주택 문제가 심각한 서울 등에선 용도용적제 완화를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주 한국주택협회 산업본부 부장은 "상업지의 고밀도 수직개발을 통한 주택 공급 확대가 절실한 시점"이라며 "최대 3300%를 허용하는 미국 허드슨야드나 일본 도쿄역세권(최대 1800%) 등 선진국처럼 용적률을 대폭 상향 하고 서울시 층수제한 규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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