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넘버원은 엑슨모빌에 석유 시추 등 수익이 하락세인 사업에 지출을 줄여 배당금을 보전하라고도 요구했다. 엔진넘버원 관계자는 CNBC에 “세계 각국이 화석연료와 거리를 두고 있다”며 “수십 년 안에 망해버릴지 모르는 (엑스모빌 같은) 기업의 사업 방향을 바꾸는 게 장기 목표”라고 설명했다.
엔진넘버원은 미국 2위 연기금인 캘리포니아주 교직원연금(CalSTRS·캘스터스) 지원을 확보했다. 이 연금이 보유한 엑슨모빌 주식 규모는 3억달러가량이다. 엑슨모빌 시가총액은 1730억달러에 이른다. 엔진넘버원은 제안에 힘을 싣기 위해 래리 핑크 블랙록 CEO에게도 서한을 보내 조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록은 지난 1월부터 기후 관련 대응책을 요구하는 투자자 연합인 ‘기후행동 100+’에 동참하고 있다. 기후행동 100+는 총보유자산이 32조달러에 달한다.
지난달 말엔 영국의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인 크리스 혼 TCI헤지펀드 창립자가 미국·유럽 기업 수백 곳을 대상으로 기후변화 대응 관련 계획을 요구하겠다고 공언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개하고 감축 계획을 매년 공시하라는 요구다.
작년엔 기후행동 100+가 주주총회를 앞두고 로열더치셸에 기후변화 대응책을 강력히 요구해 “205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량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약속을 이끌어냈다. 로열더치셸은 이후 재생에너지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거대 광산기업 글렌코어도 투자자들의 압박에 석탄 생산 상한을 두기로 했다. 공급을 제한해 석탄 가격을 떠받치면서 탄소 배출량도 줄이겠다는 설명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엔 투자자들이 기업 경영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정도로 강력한 ESG 전략을 요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