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가 실수한 건 맞습니다. 하지만 잘못을 인정해 정정 방송도 하고 영상을 아예 지웠잖아요. 근데 경찰 세명이 집에 와서 강용석 변호사를 체포해 가다니요. 아침 식사 중 체포되자 형수님은 빵이 남은 접시 사진을 보내주며 흐느꼈습니다. 왜 형수님이 우는 모습을 봐야 하죠?"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강용석 변호사가 8일 오전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강 변호사에 대한 체포는 더불어민주당 측이 지난 3월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 데 따른 것이다.
가세연 이병렬 씨는 12시 방송에서 "강용석 변호사가 오전 자택에서 경찰관 3명에게 체포되어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고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이어 몇 시간 후 이 씨를 비롯한 가세연 김세의 대표와 김용호 전 기자는 '강용석 소장 독재 탄압의 현장'이라며 경찰청 앞에서 긴급방송을 진행했다.
가세연 측은 "우리의 실수는 명백하지만 그야말로 실수인데 어떻게 체포를 할 수가 있나"라며 "우파 유튜버를 위축시키기 위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김세의 대표는 카메라 앞에서 "정정과 사과를 했는데 그걸 경찰이 체포를 해?"라고 악을 쓰며 분을 참지 못했다.
그렇다면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발언을 한 후 정정과 사과를 했다면 가세연 주장처럼 그 혐의가 없어지는 것일까.
법알못 자문단 김가헌 변호사는 "사과하고 사진을 삭제했다고 이미 성립한 명예훼손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또한 이 사건에서는 사과와 정정을 하였지만, 가로세로연구소는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무분별하게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다수의 사람들의 명예를 훼손시켜왔기 때문에, 이 점이 반영되어 체포된 듯 하다"고 말했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가세연 측의 주장과 관련해 "강용석 변호사에게 부과된 영장은 구속영장이 아닌 체포영장이다"라고 강조했다.
승재현 연구위원은 "체포영장은 피의자가 소환에 불응하거나 불응할 염려가 있을때 경찰이 검사에 신청에 검사가 법원에 영장을 청구하면 법원에서 발부하는 영장이다"라면서 "즉 강용석씨 체포영장은 검찰의 1차판단과 법원의 2차판단을 거쳐 나온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세연 측에서 말하고 있는 영상을 지우고 사과하는 것은 범행 후 정황일 뿐 범죄 성립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피해자가 처벌 불원의 의사표시를 하는 경우 이에 반해 처벌을 할 수는 없다"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사건은 더불어민주당에서 한 고발 사건이다. 피해 당사자인 대통령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명시적 의사가 있을 때 그 처벌을 면할 수 있다"면서 "단순한 사과 및 영상을 지운다고 처벌을 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승재현 연구위원은 "경찰은 강 변호사가 거듭된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에 체포영장을 청구한 것이다"라며 "경찰 출석에 응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진정한 사과다"라고 일갈했다.
가세연이 고발된 혐의는 강 변호사 등이 유튜브 영상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누군가와 악수하는 사진을 보여주며 ‘문 대통령이 신천지 이만희 교주와 악수하는 사진’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는 점이다. 당시 사진 속 인물은 이만희 교주가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가세연은 "문 대통령이 악수한 사람이 이만희가 아니었다. 비슷하게 생기긴 했다. 사실이 아니므로 사과한다"고 추후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강 변호사에게 3개월 전부터 4차례 출석 요구를 했으나 응하지 않아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체포한 것"이라며 "해당 혐의 조사를 위해 진술을 듣고자 체포한 것"이라고 말했다.
※[법알못]은 우리가 일상 속에서 피해를 당한 사연을 다양한 독자들과 나누는 코너입니다. 사건의 구체적 사실과 정황 등에 따라 법규정 해석에 대한 이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답변은 일반적인 경우에 대한 변호사 소견으로, 답변과 관련하여 답변 변호사나 사업자의 법률적 책임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갑질이나 각종 범죄 등으로 피해를 입었거나 고발하고픈 사연이 있다면 jebo@hankyung.com로 보내주세요. 아울러 특정인에 대한 비난과 욕설 등의 댓글은 명예훼손, 모욕이 될 수 있습니다.
법알못 자문단=김가헌 변호사/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