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매주 금요일 장관 등을 초대해 식사를 대접하고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설명하는 KTV 국민방송의 TV 프로그램 '총리식당'을 진행한다.
9일 총리실에 따르면 정세균 총리는 매주 금요일 오후 9시30분 KTV 토크쇼 '총리식당'을 통해 부처 장관과 함께 정책 현안을 홍보한다. 초대받은 장관이 좋아하는 음식을 내고 단둘이 대화하는 방식이다.
지난 8일 오후 12분 분량의 첫 방송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호 손님'으로 출연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과 관련한 일정 문제로 이번에는 화요일에 영상이 공개됐다.
정세균 총리는 음식 수레를 끌고 강경화 장관이 가장 좋아한다는 햄이 들어가지 않은 김밥과 떡볶이를 손수 날랐다. 강경화 장관은 "어머니 김밥이 제일 맛있는데 시중김밥이 그것만 못하지만 허기 지면 먼저 먹고 싶은 게 김밥"이라며 "떡볶이는 포장마차에서 어렸을 때 많이 먹었다. 점심때도 떡볶이와 김밥을 많이 시켜먹는다"고 했다.
정세균 총리가 지난달 방미 성과를 묻자 강경화 장관은 "(민주당의)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은 한국과의 동맹을 각별히 중요시했다"며 "그런 전제 위에 (방위비) 분담금 문제는 새 정부가 들어서는 대로 적극 타결해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어 "한국과 북한, 미국이 정상 차원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정전체제를 대신하는 평화체제를 전 세계에 공약한 것 아닌가"라며 "완전한 비핵화 진전을 이루기에 시간이 마냥 있는 게 아니라서 일단 북미대화 재개, 남북대화 재개 방향으로 대북 메시지와 한미 공조를 이어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경화 장관은 "미국이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이 코로나19 대응이어서 미국 새 행정부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면서 "기후변화 관련해서도 바이든 행정부 방향과 우리가 일치하고 이를 통해 한미동맹의 한 차원이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세균 총리는 우리 경제 수준에 걸맞은 외교활동을 활발히 하는 게 국익에 맞지 않냐고 물었고 강경화 장관은 적극 호응했다. 강경화 장관은 "우리나라도 G7(주요 7개국)에 들어갈 만한 나라다. 보리스 영국 총리는 내년도 G7 의장국으로서 우리 대통령을 초청한 상황"이라며 "G7에 걸맞은 외교를 펼쳐야 하는데 인프라가 아직 약하다"고 했다.
이어 "올해 말까지 우리 ODA(공적개발원조)를 GNI(국민총소득)의 0.2%로 공약했는데 0.17%밖에 안 된다"며 "2030년까지 0.3%를 만드는 게 목표다. 유엔이 제시한 0.7%까지 할 수는 없지만 빠른 시일에 0.3%는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세균 총리는 "국가의 격은 그냥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할 때 존중받고 격이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지구촌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된다는 것에 대한 국민공감대를 만드는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정세균 총리의 홍보 활동은 눈에 띄게 활발해졌다. 지난달부터 식사문화 개선 캠페인을 위해 지하철 2호선 안내 방송에 목소리 출연을 하고 있고, 최근엔 유튜버 등 인플루언서들에게 총리실 정책 홍보 자료를 발송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각 부처의 정책 홍보 차원이라고 하지만 총리가 전면에 나서 방송까지 진행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대권을 의식한 정세균 총리의 과도한 개인 홍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총리실은 문재인 대통령의 '디지털 정책홍보 강화'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 게스트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방송은 오는 11일 TV와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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