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사진)가 서울 도심 주택공급 추가 확대 방안 마련에 나섰다. 변 후보자가 평소 강조해온 역세권 고밀개발 활성화 방안이 25번째 부동산 대책으로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9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변 후보자는 최근 국토부 주택토지실에 서울 도심 주택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구체적인 주택공급 대책을 주문하는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인 변 후보자는 ‘5·6 대책’과 ‘8·4 대책’, ‘11·19 대책’ 등 정부의 주요 공급 대책을 함께 마련했다. 대책 수립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안팎에선 변 후보자가 역세권 고밀개발에 무게중심을 둘 것으로 예상했다. 그가 평소 기자간담회와 인터뷰 등을 통해 서울 도심 역세권 고밀개발의 필요성을 수차례 강조했기 때문이다. 교통환경이 좋은 역세권에 주택공급을 늘리기 위해선 과감한 용적률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게 변 후보자의 생각이다. 대신 인센티브 대가로 일정 물량의 주택을 기부채납 형태로 받아 공공임대나 분양 물량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정부도 이런 방안을 지난 5·6 대책에서 발표한 바 있다. 정부는 역세권 범위를 2022년까지 한시적으로 250m에서 350m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 지역 내에서 민간 주택사업을 추진할 때 종상향 방식으로 용적률을 높여준다. 대신 늘어난 용적률의 절반은 공공기여해야 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8000가구의 주택공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대해 변 후보자는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구체적인 사업지 발굴에 적극 나서는 방식으로 공급 물량을 늘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 시내 주요 도로나 철도를 지하화하고 그 위에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청와대도 변 후보자의 대책 마련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변 후보자가 구상하는 공급 방안에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주문했다. 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서는 이날 국회에 제출됐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가장 확실한 서울 도심 주택공급 방안은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규제 완화”라며 “하지만 도시재생 사업의 기틀을 마련해온 변 후보자가 규제 완화 방안을 내놓을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