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업계에 따르면 CJ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기 임원인사를 10일 단행할 계획이다. CJ그룹은 이번 인사로 성과가 좋은 젊은 임원들을 전면에 내세워 그룹 분위기를 쇄신하겠다는 목표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모태인 CJ제일제당의 수장엔 최은석 지주 경영전략총괄이 내정됐다. 최 총괄은 그룹의 대표 전략통이자 재무통이다. 올해 네이버와의 사업 제휴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CJ제일제당의 재무 건전성을 끌어올리고, 신사업을 발굴하는 역할을 할 적임자라는 평가다.
CJ제일제당을 이끌었던 강신호 대표는 CJ대한통운으로 자리를 옮긴다. 비비고 브랜드를 중심으로 ‘K푸드 세계화’를 이끌고, 가정간편식(HMR) 등 국내 식문화 트렌드를 선도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CJ대한통운에서는 택배 노조와의 갈등을 풀고,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현 회장이 삼성에서 영입했던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는 고문으로 물러난다.
실적 부진으로 문책성 인사가 예상됐던 정성필 CJ푸드빌 대표는 CJ프레시웨이로 옮긴다. CJ ENM 대표에는 강호성 그룹 총괄부사장이 내정됐다. 검사 출신인 강 부사장은 허민회 CJ ENM 대표 후임으로 오랫동안 거론돼 왔다. CJ ENM은 지난해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순위 조작 사건으로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며 실적도 크게 감소했다. 오쇼핑을 맡고 있는 허민호 대표는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의 경영 복귀는 막판까지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장은 지난해 대마초 밀반입 혐의로 구속 기소된 후 올 2월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회사 차원에서 정직 처분을 받았지만 최대 3개월인 징계 기간이 끝나 절차상으로는 복귀에 문제가 없다. 그룹 관계자는 “이 부장 복귀에 절차상 문제는 없지만 여론을 고려해 시간을 더 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룹 내부에서는 이 회장이 지난달 말께 보고된 인사안을 여러 차례 반려하며 발표 시기가 미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보라/박종필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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