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가 전날 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중간 집계한 확진자는 516명이다. 이는 직전일 같은 시간에 집계된 451명보다 65명이 많은 것이다. 전날 오후 6시 기준 451명이 밤 12시 집계 마감 후 594명으로 불어난 점을 고려하면 이날 신규 확진자 역시 꽤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겨울철을 맞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급격하게 늘고 있다.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최근 1주일간 신규 확진자 수는 일별로 511명→540명→629명→583명→631명→615명→594명을 기록했다. 500명대가 4차례, 600명대가 3차례다. 하루 평균 586.1명꼴로 발생했다.
이 같은 급속한 확산세에 방역당국이 확진자를 추적하는 속도가 코로나19 확산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선 1·2차 유행 당시에는 특정 집단이나 시설을 중심으로 감염 전파가 일어나 비교적 추적이 용이했다. 반면 최근에는 가족·지인간 모임, 마을 회관, 시장, 음식점 등 일상적 공간을 고리로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면서 방역당국이 제대로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에 다다랐다.
일례로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의 '홀덤 펍'(술을 마시면서 카드게임 등을 즐길 수 있는 주점) 5곳과 관련해 19명이, 또 중구의 한 시장에서 14명이, 종로구의 음식점 '파고다타운' 및 노래교실 사례에서 162명의 확진자가 각각 나왔다. 이들 시설 모두 방역당국이 선제적으로는 물론 사후적으로도 체계적 대처가 쉽지 않은 시설로 꼽힌다.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도 크고 작은 새로운 감염이 연일 속출해 방역당국의 대응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충남 청양군의 한 마을회관과 관련해 지금까지 14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고, 전북 완주군의 자동차 공장과 관련해서는 15명이 확진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 비율은 20%를 넘어섰다. 지난달 25일부터 이날까지 발생한 신규 확진자 7463명 가운데 감염경로를 조사 중인 사례는 1543명으로, 전체의 20.7%에 달한다. 확진자 5명 중 1명은 어디서, 어떻게 감염됐는지 알 수 없다는 의미다.
방역당국은 확산세를 꺾지 못하면 다방면에서 '위험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보고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전날 회의에서 "현재의 감염 추세가 꺾이지 않는다면 의료 체계가 버티기 어려울 수 있다"며 "응급, 중증 등 필수의료 서비스 제공이 어려워지는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같은날 주재한 수도권 코로나19 상황점검 회의에서 "질병관리청을 중심으로 수도권 코로나19 대응 특별상황실을 조속히 설치해 수도권 상황에 맞는 방역 대책을 신속히 시행해달라"고 긴급 지시했다. 이어 "국민 절반 이상이 밀집한 수도권이 무너지면 대한민국 방역시스템이 회복 불가능한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며 "당분간 수도권 방역상황에 대한 특별한 관리와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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