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풍선효과를 막겠다며 규제지역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 남아 있는 비규제지역에서 집값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11·19대책 이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됐던 경기도 김포시의 아파트 거래량은 급격히 빠지고 있는 반면, 파주시와 고양시의 거래량읍 급증했다. 더군다나 파주시에서 전용 84㎡의 아파트 매매가가 처음으로 9억원을 돌파했다.
10일 경기도 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도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만6048건으로 10월(1만7688건)보다 9.2% 감소했다. 아직 11월 거래가 다 신고되지 않은 상태지만, 보합권이 예상된다. 그럼에도 일부 지역에서는 거래량이 전월을 넘어섰다.
파주시 아파트값은 고공행진이다. 국토교통부 아파트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파주시 목동동 '운정신도시센트럴푸르지오' 전용 84㎡가 지난달 21일 9억원(15층)에 실거래 됐다. 11·19대책에서 김포가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후 이틀만에 나온 거래다. 여기에 지난달 26일에는 9억1000만원(11층)에 거래가 나오면서 5일만에 신고가가 경신됐다. 매물들의 호가는 최고 11억원에 달하고 있다.
파주에서 전용 84㎡ 실거래가가 9억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3억6000만~3억8000만원 수준이었다. 그나마도 미분양이었다. 작년 11~12월에 거래된 매매가는 5억원 안팎이었다. 불과 1년 새 4억원 이상 오른 셈이다. 9억원은 정부가 정한 고가주택 기준이다. 중도금 대출 제한, 불법거래 조사 등 각종 부동산 규제 정책의 가이드라인으로 활용된다.
운정신도시가 포함된 목동동, 와동동, 야당동, 동패동 일대에서는 아파트 호가가 수억원씩 뛰어 있는 상태다. 롯데캐슬파크타운은 이달들어 전용 84㎡가 7억8000만원(28층)에 거래됐고, 힐스테이트운정 전용 59㎡는 지난 4일 7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소형까지 7억원을 돌파하면서 운정신도시 안팎에서는 '조만간 10억 아파트가 나오겠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거주중인 덕이동이 포함된 일산서구에서 거래량이 폭발했다. 일산서구의 지난달 거래량은 1047건으로 고양시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중저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일산동, 주엽동, 대화동 일대의 아파트에서 거래마다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대단지나 인기 아파트의 매물이 급격히 줄다보니 소규모 단지에서 거래가가 치솟고 있다. 일산유진스웰2차(237가구) 전용 84㎡는 지난달 19일 이후 5억3000만원과 5억6000만원에 거래가 잇달아 나왔다. 지난해 거래가가 3억6000만원인 점과 비교하면 1년 새 2억원이 뛰었다.
분양권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2022년 12월 입주 예정인 일산동 e편한세상어반스카이(552가구)의 전용 84㎡ 분양권은 지난 1일 8억3808만원에 거래됐다. 분양가가 5억8000만원대인 점을 고려하면 3억원 가량 몸값을 높이게 됐다.
통진읍 마송리의 마송1차현대아파트 전용 84㎡가 지난 8일 2억30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1997년 준공된 612가구 아파트다. 저렴한 구축 아파트값이 잇달아 오르고 있다. 전용 84㎡ 기준으로 백석마을 신일해피트리는 2억2700만원에, 사우농장마을 신안 아파트는 2억8000만원에 각각 지난 7일 나란히 신고가를 기록했다.
10년 차 이내의 아파트에서는 장기동 초당마을 래미안(전용 100㎡)은 6억8000만원, 한강센트럴자이 1단지(70㎡)5억2250만원, 한강반도유보라 4차(84㎡)는 6억5000만원, 김포한화유로메트로 1단지(84㎡) 5억9300만원 등이 있다. 하지만 이들 아파트에는 매물이 많다보니 매매가가 다소 낮아질 수 있다는 게 주변 공인중개사들의 얘기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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