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9대책 후폭풍…김포 거래량 '반토막' vs 파주 9억 돌파

입력 2020-12-10 08:22   수정 2020-12-10 08:37

"정부가 투자하라고 찍어주는 거죠. 더 늦으면 대출 막힐까봐 매수자들은 애가 탑니다."(운정동 A공인중개사)

정부가 풍선효과를 막겠다며 규제지역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 남아 있는 비규제지역에서 집값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11·19대책 이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됐던 경기도 김포시의 아파트 거래량은 급격히 빠지고 있는 반면, 파주시와 고양시의 거래량읍 급증했다. 더군다나 파주시에서 전용 84㎡의 아파트 매매가가 처음으로 9억원을 돌파했다.

10일 경기도 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도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만6048건으로 10월(1만7688건)보다 9.2% 감소했다. 아직 11월 거래가 다 신고되지 않은 상태지만, 보합권이 예상된다. 그럼에도 일부 지역에서는 거래량이 전월을 넘어섰다.
김포 누르니…파주·고양시 아파트 거래량 '급증'
김포시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서 풍선효과가 예상됐던 파주시와 고양시의 11월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10월을 이미 뛰어넘었다. 파주시의 거래량은 1296건으로 지난 10월(1037건) 보다 24.9% 증가했다. 고양시는 2283건이 거래되면서 4개월 만에 거래량 2000건대를 회복했다. 지난 10월 거래량(1399건) 보다는 63.1% 증가했다.

파주시 아파트값은 고공행진이다. 국토교통부 아파트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파주시 목동동 '운정신도시센트럴푸르지오' 전용 84㎡가 지난달 21일 9억원(15층)에 실거래 됐다. 11·19대책에서 김포가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후 이틀만에 나온 거래다. 여기에 지난달 26일에는 9억1000만원(11층)에 거래가 나오면서 5일만에 신고가가 경신됐다. 매물들의 호가는 최고 11억원에 달하고 있다.

파주에서 전용 84㎡ 실거래가가 9억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3억6000만~3억8000만원 수준이었다. 그나마도 미분양이었다. 작년 11~12월에 거래된 매매가는 5억원 안팎이었다. 불과 1년 새 4억원 이상 오른 셈이다. 9억원은 정부가 정한 고가주택 기준이다. 중도금 대출 제한, 불법거래 조사 등 각종 부동산 규제 정책의 가이드라인으로 활용된다.

운정신도시가 포함된 목동동, 와동동, 야당동, 동패동 일대에서는 아파트 호가가 수억원씩 뛰어 있는 상태다. 롯데캐슬파크타운은 이달들어 전용 84㎡가 7억8000만원(28층)에 거래됐고, 힐스테이트운정 전용 59㎡는 지난 4일 7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소형까지 7억원을 돌파하면서 운정신도시 안팎에서는 '조만간 10억 아파트가 나오겠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파주 아파트, 9억원 돌파…1년 만에 4억원 뛰어
고양시는 2283건이 거래되면서 4개월 만에 거래량 2000건대를 회복했다. 지난 10월 거래량(1399건) 63.1% 증가했다. 고양시는 '패닉바잉(공황매수) 바람이 불었던 지난 6~7월에 거래량이 집중됐다. 지난 6월에는 4126건, 2294건에 달하다가 8월들어서는 1182건으로 떨어졌고 이후에도 부진했다가 11월들어 회복됐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거주중인 덕이동이 포함된 일산서구에서 거래량이 폭발했다. 일산서구의 지난달 거래량은 1047건으로 고양시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중저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일산동, 주엽동, 대화동 일대의 아파트에서 거래마다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대단지나 인기 아파트의 매물이 급격히 줄다보니 소규모 단지에서 거래가가 치솟고 있다. 일산유진스웰2차(237가구) 전용 84㎡는 지난달 19일 이후 5억3000만원과 5억6000만원에 거래가 잇달아 나왔다. 지난해 거래가가 3억6000만원인 점과 비교하면 1년 새 2억원이 뛰었다.

분양권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2022년 12월 입주 예정인 일산동 e편한세상어반스카이(552가구)의 전용 84㎡ 분양권은 지난 1일 8억3808만원에 거래됐다. 분양가가 5억8000만원대인 점을 고려하면 3억원 가량 몸값을 높이게 됐다.
거래량 반토막난 김포, 중저가 아파트 중심으로 거래
비규제지역으로 주목받으면서 거래가 폭발했던 김포는 반토막 수준으로 거래량이 줄었다. 김포시는 지난 10월 거래량이 2394건에 달했지만, 11월에는 1008건에 불과했다. 신고일이 남아있긴 하지만 10월 거래량을 넘어서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9~10월 내내 이어졌던 새 아파트를 중심으로 이어졌던 신고가 행진도 멈췄다. 지난달 19일 이후 김포시에서 신고된 아파트는 중저가나 기존의 한강신도시 지역에 몰려 있다.

통진읍 마송리의 마송1차현대아파트 전용 84㎡가 지난 8일 2억30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1997년 준공된 612가구 아파트다. 저렴한 구축 아파트값이 잇달아 오르고 있다. 전용 84㎡ 기준으로 백석마을 신일해피트리는 2억2700만원에, 사우농장마을 신안 아파트는 2억8000만원에 각각 지난 7일 나란히 신고가를 기록했다.

10년 차 이내의 아파트에서는 장기동 초당마을 래미안(전용 100㎡)은 6억8000만원, 한강센트럴자이 1단지(70㎡)5억2250만원, 한강반도유보라 4차(84㎡)는 6억5000만원, 김포한화유로메트로 1단지(84㎡) 5억9300만원 등이 있다. 하지만 이들 아파트에는 매물이 많다보니 매매가가 다소 낮아질 수 있다는 게 주변 공인중개사들의 얘기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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