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세는 ‘V자’에 가까울 것으로 판단되는데, 경기 정상화(normalization), 재고 재축적, 그리고 리플레이션 정책 등 크게 세가지 이유를 들 수 있다.
첫째 경기 정상화는 예전수준으로 돌아가는 복원력에 대한 신뢰다. 올해 우리 경제주체들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놀라운 적응력을 보였다. 언택트 소비가 활성화되었고, IT 디바이스 소비가 크게 증가했으며, 재택근무 증가와 함께 미국에서는 교외 주택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모습도 관찰되었다. 대규모 부양책은 이런 적응력과 함께 세계경제가 빠르게 회복하는 동력을 제공했다. 다만 정부부채 부담 때문에 부양책을 계속 가동할 수는 없으므로 앞으로는 백신 공급을 발판으로 경제활동 정상화를 적극 모색하게 될 것이다.
둘째 지금은 재고사이클 회복 전반부로, 재고 재축적이 기대된다. 미국, 서유럽 등 서구 선진국은 소비에 비해 공급이 못 따라가는 상황으로 보인다. 공급망 정상화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재고는 많이 소진되어, 미국의 소매재고율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통상적인 재고사이클 회복 국면은 20개월 남짓이다. 아직 반년 남짓 지났으며, 2021년 회복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셋째 각국 정책당국은 경제살리기, 리플레이션 정책을 계속할 전망이다. 경기가 ‘V자’에 가깝게 회복할 수 있지만, 일자리 회복은 ‘U자’ 형태로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위기가 올 때마다 기업들은 효율성,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정책당국 입장에서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부양적 정책 기조를 섣불리 거두지 못할 전망이다.
이런 이유들로 경기가 올라갈 때 인플레 상승이 자극될 것이다. 또, 공급망 정상화 지연이 인플레 레벨을 좀더 높일 수 있다. 국제유가도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노력이 계속되면서 한동안 수요 초과 상황이 예상되는 바, 2021년 상반기에는 50~60달러 수준까지 회복할 수 있을 듯하다.
한편 달러는 약세가 예상된다. 많은 사람들이 달러 약세를 전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적극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는 데다가, 글로벌 경기 정상화, 회복세 국면이라면 유동성이 미국내에 머무르지 않고 각지로 분산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다만, 환율이라는 것은 어느 한 쪽이 약해지면 다른 한 쪽이 강해져야 하는데, 현재 경기 여건상 자국 통화 강세를 그리 환영할 국가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달러 약세가 완만하게 진행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러한 경제 여건에서 2021년 자산배분은 계속해서 주식 중심으로 가는 것이 좋을 듯하다. 국채 금리 상승이 예상되므로 안전 채권 비중은 낮게 유지해야 할 것이다. 채권 투자가들은 국채보다는 좀더 높은 일드를 찾는 노력이 절실해 보인다.
주식은 기본적으로 확산과 다변화 관점이다. 달러 약세 속에서 미국외 주식 투자를 통한 수익 창출 기회가 커졌으며, 기술성장주가 아닌 전통적인 경기민감섹터(IT 자동차 화학업종 등) 주가의 상대적 회복세가 기대된다.
다만 팬데믹 위기 이후 주가 급등세에는 낮은 금리(할인률 하락)의 기여도가 컸던 만큼, 2021년 금리 레벨이 조금 높아지는 상황이 주식투자에 어느 정도 위협이 될 수 있다. 2021년 주식투자 기대 수익률에 대한 눈높이는 지금보다 조금 낮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금리 상승으로부터 투자자산의 방어력을 높이기 위해 하이인컴자산 투자 확대가 괜찮은 대응일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부동산 대체투자 또는 리츠(REITs)이다. 올해 글로벌 부동산에서는 물류창고, 데이터센터 등이 각광받았지만, 2021년에는 경기 정상화가 모색되는 과정에서 오피스, 쇼핑센터, 호텔 등에서도 반등이 기대된다.
2020년은 주식 집중 투자가 높은 성과를 냈다. 2021년에도 주식이 좋을 것이라고들 하지만, 그런 기대감은 이미 하반기 증시에 꽤 반영되었을 수 있다. 2021년 자산배분은 주식을 선호하는 가운데서도 적절한 분산투자를 통해 수익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을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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