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가 TV 전쟁…삼성, 1억7000만원 '마이크로 LED' 공개 [종합]

입력 2020-12-10 11:40   수정 2020-12-10 14:00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는 스스로 색과 빛을 내는 유일무이한 디스플레이입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전무는 10일 오전 언론사를 대상으로 온라인 세미나를 열고 마이크로 LED를 도입한 프리미엄 TV 신제품을 공개하며 이 같이 말했다.

4K급 해상도를 갖춘 마이크로 LED TV 110형 신제품은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내놓은 가정용 제품이다. 가격은 1억7000만원대로 초프리미엄 TV를 찾는 소비자층을 겨냥한다. 기존 기업 간 거래(B2B)로만 판매되던 마이크로 LED TV가 소비자용으로 출시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 LED TV를 두고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초소형 발광다이오드(LED)를 이용해 백라이트나 컬러필터 같은 구조를 없애고 LED 자체가 스스로 빛과 색을 내는 자발광 TV라고 강조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마이크로 LED의 RGB(Red·Green·Blue) 소자는 기존의 TV 디스플레이들과는 다르게 각 소자가 빛과 색 모두 스스로 내는 유일한 제품이다. 실제 사물을 눈으로 보는 것과 같은 자연 그대로의 색상을 경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800만개가 넘는 각각의 RGB 소자가 촘촘하게 박힌 채 따로 제어되기 때문에 화면의 밝기와 색상을 정밀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기존 액정표시장치(LCD)와 비교하면 셀을 완전히 끌 수 있기 때문에 명암비가 우수하고, 응답속도도 빠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비교해보면 소재가 자발광한다는 점에선 비슷하지만 마이크로 LED TV는 무기물 소재를 사용한다는 점이 다르다. 무기물 소재는 유기물 소재와 달리 수명이 10만 시간에 이르기 때문에 화질 열화나 '번인' 걱정 없이 오래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마이크로 LED TV는 그동안 양산이 쉽지 않다는 평가가 있었다. 삼성전자는 이번 신제품에 반도체 사업으로 축적된 최고의 실장 기술을 접목해 양산에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최용훈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팀장(부사장)은 "내년 1분기부터는 마이크로 LED TV의 B2C용 제품도 충분히 대량 생산이 가능한 기술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TV에 보다 더 적합하도록 기존 제품 대비 더 촘촘하고 정밀한 소자 배열을 통해 110형 상용화에 성공했다"며 "110형보다 더 작은 크기의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기술도 이미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110형 신제품은 무엇보다 화질이 장점이다. 약 3.3㎡ 크기에 마이크로 LED 소자가 800만개 이상 사용돼 4K급 해상도를 갖췄다. 마이크로 LED가 구현하는 최고 화질은 '마이크로 AI 프로세서'를 통해 구현했다.

마이크로 AI 프로세서는 QLED 8K에 적용된 '퀀텀 프로세서' 기술을 기반으로 자발광 특성과 독자적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결합해 만든 전용 프로세서다. 각 장면에 최적화된 영상의 디테일과 밝기를 적용해 생동감과 입체감, 그리고 최적화된 HDR 영상을 구현해 준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화질을 느끼는 요소는 밝기, 색상, 영상 디테일에 있다"며 "마이크로 LED는 고휘도의 밝기를 제공하고 빛의 3원색을 스스로 내는 특성을 통해 사물의 모든 색상을 실제에 가깝게 정확히 표현해 내는 100%의 색재현성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기존 TV 디스플레이들과는 차별화된 명암 제어 기술로 명암비를 높여 화질 디테일을 대폭 향상시켰다"고 했다.

디자인면에서는 콘텐츠와 스크린, 스크린과 벽의 경계를 없앤 '모노리스 디자인'을 적용하고 로고도 옆면으로 배치해 마이크로 LED만의 정체성을 살릴 수 있는 제품 디자인을 구현했다.

사운드는 5.1채널의 자체 사운드를 통해 별도 외장 스피커 없이 생생하고 웅장한 몰입감을 제공하는 '아레나 사운드'를 적용했다. 또한, 영상 속 사물의 움직임에 맞춰 사운드가 스피커를 따라 움직이는 삼성만의 차별화된 사운드 기술인 'OTS Pro'를 적용했다.

이외에도 이번 신제품에는 110형 화면을 50형 화면 4개로 분리해서 볼 수 있는 '쿼드뷰 (4Vue)' 기능도 도입했다. 쿼드뷰 기능을 쓸 경우, HDMI 단자에 연결 가능한 모든 기기들을 따로 설정해 시청할 수 있어 뉴스, 스포츠, 인터넷 등을 보면서 동시에 게임 콘솔을 연결해 같은 화면에서 즐길 수도 있다.

마이크로 LED TV 110형의 출고가는 1억7000만원이다. 이달 중 예약 판매를 진행하고 내년 1분기에 본격 출시할 예정이다. 한국을 시작으로 미국, 유럽, 중동 등에서도 글로벌 판매도 함께 진행한다.

초고가에 형성된 가격과 관련해 최용훈 부사장은 "가격은 후발 시장 플레이어들의 진입에 따라 낮아질 것"이라며 "내년 3월부터는 의미있는 판매량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110형 이외 크기 제품 출시와 관련해선 "70형 이상 등 다양한 초대형 라인업을 준비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에 따라 LG전자가 최근 출시한 세계 최초의 롤러블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R'과 함께 초고가 TV 시장을 재편할 것으로 보인다. 'LG 시그니처 올레드 R'의 출고가는 약 1억원이다. LG전자는 지난 10월 VVIP 고객 초청 행사를 통해 이 제품을 공개했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가전 사업부 역사상 최대 실적을 만든 삼성전자는 내년 TV 시장에서 기존 QLED와 마이크로 LED 등 '투트랙' 전략으로 1위를 수성할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 3분기 전 세계 TV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업체의 TV 점유율은 35.3%로 중국 업체들(33.8%)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 기간 1485만대(93억1563만달러)의 TV를 팔아 전년 동기 대비 수량 기준으로 39%, 매출액 기준으로 22% 증가해 1위 자리를 지켰다. 이중 프리미엄 라인업인 QLED를 앞세워 매출액 기준 3분기 역대 최고 점유율인 33.1%를 거뒀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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