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가 없으면 부품을 만들지 못하고 부품이 없으면 제품을 만들 수 없듯이 우리는 산업에 꼭 필요한 회사입니다."
임형섭 석경에이티 대표(사진)는 9일 서울 여의도에서 간담회를 열고 "나노 소재 분야 국가대표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이달 말 코스닥 시장 입성을 앞두고 있다.
2001년 설립된 석경에이티는 바이오·전기·전자 등 다양한 산업에 활용되는 나노 소재를 제조·개발하는 회사다. 주요 포트폴리오는 치과 수복용 필러와 임플란트 소재, 인체 내에 삽입하는 튜브인 '카테터'에 사용되는 의료용 소재, 프린터 등에 들어가는 토너용 소재, 자외선 차단용 무기물 입자 등이다.
국내에서 제품이나 부품이 아닌 소재를 만드는 회사는 아직 생소한 편이다. 이 분야는 전통적 소재 강국인 일본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불거진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해 소재 분야에서 국산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대두되면서 국내 소재 전문 기업들도 점차 주목을 받고 있다. 석경에이티는 '분산' '표면처리' '정제' '크기 및 입자형상 제어' 등 나노 소재에서의 이른바 '4대 핵심 기술'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다. 이를 바탕으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례상장에 도전한다.
임 대표는 고객사의 성장이 곧 회사의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석경에이티는 삼성전자, LG전자. 이랜드 등 20개국 84개 고객사에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이들 고객사는 석경에이티의 소재를 활용해 지난해 10월 기준 65건의 특허를 등록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임 대표는 "우리 소재를 이용해 특허를 내고 고객사가 신제품을 출시해 매출을 올리면 우리 회사도 동반성장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석경에이티는 일찌감치 글로벌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02년 미국 시카고에 현지 사무소를, 2014년에는 일본 도쿄에 각각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한다. 임 대표는 "업력이 오래되지 않아 아직까지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은 낮지만 가까운 미래에 성과를 보여줄 것"이라며 "소재 분야는 진입 장벽이 높지만 우리는 주요 고객사를 보면 알 수 있듯 이미 기술력을 검증받았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새로운 사업으로 5G 통신에 활용되는 중공 실리카(Hollow silica) 분야를 공략하고 있다. 5G 신호의 손실을 줄여주는 소재다. 이 분야 제조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상용화를 시작해 2023년에는 관련 매출을 30억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밖에 친환경 토너 외첨제 소재나 화장품 색조 안료 소재도 새롭게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64억원, 영업이익은 13억원이었다. 전년 대비 각각 16%, 101% 증가한 수치다. 2023년까지 매출 238억원, 영업이익 102억원을 올리는 게 회사의 목표다.
최대주주는 임형섭 대표로 지분 31%를 들고 있다. 삼성물산도 지분 5%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설립 초기였던 2001년 지분 8%를 매입했다. 이후 유상증자를 거치며 지분이 일부 희석됐다.
석경에이티는 이번 공모를 통해 100만주를 발행한다. 공모가 밴드는 8000~1만원이다. 회사는 밴드 상단 기준 1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상장 직후 예상 시가총액은 436억~546억원이다. 오는 10~11일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 뒤 15~16일 일반청약을 받는다. 상장 예정일은 23일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상장을 주관한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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