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코스피지수는 0.33% 내린 2746.46에 장을 마쳤다. 장 초반 1.3%까지 하락했지만 개인이 매수에 나서면서 하락폭을 줄였다. 이날 개인은 1조원 가까이 주식을 사들였다. 외국인이 쏟아낸 1조3000억원 넘는 매물 상당 부분을 받아냈다. 마녀의 심술이 통하지 않은 이유다. 코스닥은 0.86% 상승한 921.70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은 주가지수 선물과 옵션, 개별 주식 선물과 옵션 등 네 가지 파생상품 만기일이 겹치는 날이었다. 증시가 요동칠 가능성이 높아 네 마녀의 날로 불린다. 통상 3·6·9·12월 둘째 목요일에 발생한다. 해당일에 주가가 막판에 요동치는 현상이 나타나 ‘마녀(파생상품)가 심술을 부린다’는 뜻으로 네 마녀의 날로 불린다. SK증권에 따르면 연초 대비 증시 상승률이 클수록 12월 네 마녀의 날 변동성이 그해 평균 일간변동률보다 큰 경향이 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12월 네 마녀의 날 변동폭이 컸던 날은 유가증권시장 40%, 코스닥은 30% 수준에 불과하다. 파생상품 만기일이 겹치더라도 매번 변동성이 큰 것은 아니란 설명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셀트리온(1.84%) 기아차(0.16%)를 제외한 8개 종목이 전날 대비 하락했다. 반면 녹십자(5.77%) GS건설(8.53%) 등 그간 주가가 부진했던 종목이 급등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네 마녀의 심술은 현물 수급이 취약할 때 벌어지는 현상으로, 지금과 같은 강세장일 땐 선물 만기일이라고 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들 수 없다”고 분석했다. 선물 옵션의 영향력이 크지 않기 때문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도 “외국인이 최근 증시 상승을 주도하고 있지만 외국인이 매물을 쏟아낼 때마다 개인이 구원투수로 등판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네 마녀의 날을 버텨낸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나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관건은 외국인의 선물 매수 포지션인데 이날 외국인이 선물 만기일을 내년 3월로 전환(롤오버)하면서 지금의 포지션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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