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임기 내 확고한 '탄소중립' 기틀 다질 것" [전문]

입력 2020-12-10 20:36   수정 2020-12-10 20:38


문재인 대통령(사진)은 10일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임기 내에 확고한 탄소중립 사회의 기틀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지상파 방송 3사 등의 생중계를 통해 대한민국 탄소중립 선언 '더 늦기 전에 2050'을 발표하면서 "탄소중립은 우리나라가 선도국가로 도약할 기회"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지난 7월 발표한 '그린 뉴딜'은 '2050 탄소중립 사회'를 향한 담대한 첫걸음"이라면서 "한발 더 나아가 탄소중립과 경제성장, 삶의 질 향상을 동시에 달성하는 '2050년 대한민국 탄소중립 비전'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적인 기휘위기대응을 '포용적이며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회로 삼아 능동적으로 혁신하며, 국제사회를 선도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우리 아이들의 건강하고 넉넉한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위해 산업과 경제, 사회 모든 영역에서 '탄소중립'을 강력히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에너지 주공급원을 전환하고, 재생에너지, 수소, 에너지IT 등 3대 에너지 신산업 육성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저탄소 신산업 유망 업체들이 세계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조성하는 등 저탄소 산업 생태계 조성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서로 협력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고, 원료와 제품, 폐기물의 재사용·재활용을 확대해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는 순환경제를 활성화한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지역별 맞춤형 전략과 지역 주도 녹색산업 육성을 통해 지역주민의 일자리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소외되는 계층이나 지역 없는 공정한 전환 도모를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에서 기틀을 세울 수 있도록, 말씀드린 세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과감히 투자하겠다"면서 "기술개발을 확대하고, 연구개발 지원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또 "'2050 탄소중립'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기술 발전이 가장 중요하다. 기술 발전으로 에너지 전환의 비용을 낮춰야 한다"면서 "우리의 핵심기술이 세계를 선도하고,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도록 정부가 든든한 뒷받침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대한민국 탄소중립 선언 '더 늦기 전에 2050' 연설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올 한 해 정말 애 많이 쓰셨습니다.

코로나로 사랑하는 이를 잃어야 했던 모든 분들과 지금 이 순간에도 병마와 싸우고 계신 분들께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불편과 불이익을 감수하며 방역에 함께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며, 이웃과 가족을 위해 묵묵히 땀 흘리며 헌신하고 계시는 수많은 생활 속 영웅들께도 감사 인사를 올립니다.

국민 여러분, 많은 과학자가 오래전부터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신종감염병이 인류를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해왔습니다.

그러나 일상에 바쁜 우리에게 절실하게 와닿지 않았습니다.

무너져 내리는 빙하나, 길 잃은 북극곰을 보며 안타까워했지만, 먼 나중의 일로 여겼습니다.

그런데 어느새, 기후위기가 우리의 일상에 아주 가까이 와 있었습니다.

지난 10년 사이, 100년 만의 집중호우, 100년 만의 이상고온, 100년 만의 가뭄, 폭염, 태풍, 최악의 미세먼지 등 '100년 만’이라는 이름이 붙는, 기록적 이상기후가 매년 한반도를 덮쳤습니다.

올해 태어난 우리 아이들이 30대에 접어드는 2050년이면, 한반도의 일상은 지금과 또 달라질 것입니다.

여름은 길어지고 겨울은 짧아질 것입니다.

폭염과 열대야 같은 극한 기후가 더 많이 늘어날 것입니다.

병해충 피해가 겹치게 되면, 쌀을 비롯한 곡물 수확량도 크게 감소할 수 있습니다.

가축을 키우는 일도 지금보다 어려워질 것입니다.

우리나라에만 분포하는 한라산의 구상나무, 소백산의 은방울꽃은 사진으로만 남고, 청개구리 울음소리마저 듣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그나마 우리나라는 나은 편입니다.

시야를 바깥으로 돌려 보면, 세계적인 이상기후가 세계 도처에서 이미 인류에게 많은 고통을 주고 있습니다.

기후위기는 코로나와 마찬가지로 가장 취약한 지역과 계층, 어려운 이들을 가장 먼저 힘들게 하다가, 끝내는 모든 인류의 삶을 고통스럽게 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그러나 지금 말씀드린 암담한 미래는, 인류가 변화 없이 지금처럼 살아간다면 그렇게 될 것이라는 말입니다.

어제의 우리가 오늘을 바꿨듯, 오늘의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내일을 바꿀 수 있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이미 30년 전부터 환경을 지키기 위한 실천을 계속해왔습니다.

1990년 2.3㎏에 이르던 1인당 하루 생활 쓰레기량은 종량제를 전면 도입한 1995년부터 줄어들어, 지금 1㎏ 내외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난 20년간, 재활용률도 크게 증가해 매립하거나 소각해야 하는 쓰레기량도 많이 줄었습니다.

국민들은 음식물 쓰레기와 일회용품 줄이기, 재활용품 분리배출 같은 일상 속 실천으로 지구를 살리는 일에 이미 동참하고 계십니다.

그동안 정부는 국민과 함께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성과도 많았습니다.

산업발전과 함께 지속적인 증가추세였던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난해 처음으로 감소로 돌아섰고, 올해 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 정부는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허가를 전면 중단하고, 노후 석탄발전소 열 기를 조기 폐지하는 등 석탄발전을 과감히 감축하고, 재생에너지를 확대했으며, 노후 경유차의 공해저감과 친환경차 보급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기업들도 탈탄소 대표산업인 태양광, 전기차, 수소차 분야에 적극 투자하여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배터리와 에너지 저장장치 분야에서도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심각한 것은 기후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2018년 우리나라에서 열린 IPCC 48차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된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는 산업화 이후 지구 온도가 1.5도 이상 상승하면 해수면 상승과 이상기후 등으로 수많은 인류의 삶이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위기는 이미 우리 눈앞에 다가오고 있습니다.

각 나라가 앞다투어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세계 각국과 글로벌 기업들은 인류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협력하는 한편, 새로운 시대에 맞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혁신의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미 EU를 시작으로 주요국들은 탄소 국경세 도입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습니다.

친환경 기업 위주로 거래와 투자를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고, 국제 경제 규제와 무역 환경도 급변하고 있습니다.

제조업의 비중이 높고 철강, 석유화학을 비롯하여 에너지 다소비 업종이 많은 우리에게 쉽지 않은 도전입니다.

그러나 전쟁의 폐허를 딛고, 농업 기반 사회에서 출발해 경공업, 중화학 공업, ICT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발전하며 경제성장을 일궈온 우리 국민의 저력이라면 못해낼 것도 없습니다.

우리는 배터리, 수소 등 우수한 저탄소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디지털 기술과 혁신역량에서 앞서가고 있습니다.

200년이나 늦게 시작한 산업화에 비하면, 비교적 동등한 선상에서 출발하는 '탄소중립'은 우리나라가 선도국가로 도약할 기회이기도 합니다.

지난 7월 발표한 '그린 뉴딜'은 '2050 탄소중립 사회'를 향한 담대한 첫걸음입니다.

한발 더 나아가 탄소중립과 경제성장, 삶의 질 향상을 동시에 달성하는 '2050년 대한민국 탄소중립 비전'을 마련했습니다.

전 세계적인 기후위기 대응을 '포용적이며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회로 삼아 능동적으로 혁신하며, 국제사회를 선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우리 아이들의 건강하고 넉넉한 미래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첫째, 산업과 경제, 사회 모든 영역에서 '탄소중립'을 강력히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에너지 주공급원을 전환하고, 재생에너지, 수소, 에너지IT 등 3대 에너지 신산업을 육성하겠습니다.

둘째, 저탄소 산업 생태계 조성에 힘쓰겠습니다.

저탄소 신산업 유망 업체들이 세계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서로 협력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여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겠습니다.

원료와 제품 그리고 폐기물의 재사용·재활용을 확대하여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는 순환경제를 활성화하겠습니다.

셋째, 소외되는 계층이나 지역이 없도록 공정한 전환을 도모하겠습니다.

지역별 맞춤형 전략과 지역 주도 녹색산업 육성을 통해 지역주민의 일자리와 수익을 창출할 것입니다.

정부의 책임이 무겁습니다.

우리 정부에서 기틀을 세울 수 있도록, 말씀드린 세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과감히 투자하겠습니다.

기술개발을 확대하고, 연구개발 지원을 대폭 강화하겠습니다.

'2050 탄소중립'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기술 발전이 가장 중요합니다.

기술 발전으로 에너지 전환의 비용을 낮춰야 합니다.

우리의 핵심기술이 세계를 선도하고,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도록 정부가 든든한 뒷받침이 되겠습니다.

'탄소중립 친화적 재정프로그램'을 구축하고, 그린 뉴딜에 국민들의 참여가 활발해질 수 있도록 녹색 금융과 펀드 활성화에도 적극 나서겠습니다.

내년 5월 우리는 '제2차 P4G 정상회의'를 서울에서 개최합니다.

국제사회와 함께 '탄소중립' 실현에 앞장서겠습니다.

임기 내에 확고한 '탄소중립 사회'의 기틀을 다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탄소중립'은 어려운 과제이지만 피할 수 없는 과제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어려우면 다른 나라들도 어렵고, 다른 나라가 할 수 있으면 우리도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코로나를 극복하며 세계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K-방역'은 세계의 표준이 되었고, 세계에서 가장 빨리 경제를 회복하고 있습니다.

'2050 탄소중립 비전' 역시 국민 한 분 한 분의 작은 실천과 함께하면서 또다시 세계의 모범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 모두의 일상 속 작은 실천으로 지구를 살리고 나와 이웃, 우리 아이들의 삶을 바꿀 수 있습니다.

더 늦기 전에, 지금 바로 시작합시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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