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배당주인 맥쿼리인프라가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주주들에 신주 배정물량의 두 배까지 청약할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쏠쏠한 배당수익에 이끌려 이 회사에 투자한 주주들의 눈길을 끌지 주목된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맥쿼리인프라는 이달 말 예정된 2442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주주들의 청약한도를 신주 배정물량의 두 배로 정했다. 초과 청약을 한 주주는 다른 주주들의 참여가 부진해 실권주가 발생하면 그 중 일부를 받아갈 수 있다. 주관을 맡은 KB증권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가 최근 이 같은 조건으로 청약 예약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정식 청약 기간은 오는 14~15일이다.
국내 상장사가 유상증자 청약 한도를 이렇게 크게 열어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B업계에선 맥쿼리인프라가 자본시장법상 투자회사로 분류되기 때문에 이처럼 이례적인 일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신주 배정물량의 20%까지 초과 청약을 받을 수 있는 일반 기업과 달리 투자회사의 경우 주주들의 유상증자 청약 한도가 법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다.
맥쿼리인프라의 파격적인 청약 조건은 신주 가격이 시세와 별 차이 없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평가다. 내년 1월4일 상장 예정인 신주 발행가격은 1만550원으로 이날 종가(1만800원)보다 2.4% 낮은 수준이다. 시세 대비 20% 이상 저렴한 신주 가격으로 주주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던 일반 기업들과는 다른 상황이다.
맥쿼리인프라는 약간의 시세차익과 배당수익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점을 앞세워 주주들의 관심을 이끌어 낼 계획이다. 주주들은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해 받는 신주에 대해서도 결산배당을 받을 수 있다. 청약자격이 주어지는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달 10일부터 맥쿼리인프라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라면 한 달 남짓한 투자로 쏠쏠한 배당금을 손에 쥐게 된다.
대표 배당주인 맥쿼리인프라는 유로 도로와 교량, 터널 등 인프라자산에 투자해 거둔 수익금을 연간 두 차례씩 주주들에게 분배금으로 배당하고 있다. 연 6% 이상의 배당수익률(주당 배당금/주가)을 보장하는 종목으로 널리 알려져있다. 이 회사는 조만간 결산배당금 규모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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