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위구르족 탄압 기여"…계약 끊은 축구스타 그리즈만

입력 2020-12-11 07:43   수정 2020-12-25 00:30


구단 바르셀로나 소속 프랑스 축구스타 앙투안 그리즈만(29)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의 스폰서십을 직접 종료했다. 화웨이의 기술이 중국 내 위구르족 무슬림을 탄압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10일(현지시간) 그리즈만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이같이 밝혔다. 그리즈만은 2017년부터 화웨이 브랜드 홍보 대사로 활동했으며, 프랑스 내 화웨이 광고에 자주 등장해왔다.

그리즈만은 "화웨이가 안면인식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위구르 경고' 개발에 기여했다는 강력한 의혹이 제기됐다"며 "즉각 화웨이와 파트너십을 종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화웨이는 이같은 의혹을 부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최대한 빨리 집단 탄압을 규탄하는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달라"며 "인권과 여성의 권리를 존중하는 데도 영향력을 발휘해달라"고 당부했다.

미국 영상감시연구소(IPVM) 보고서에 따르면 화웨이는 군중 속에서 위구르 소수 민족을 포착했을 때 '위구르 경보'를 경찰 등 중국 통제 당국에 알리는 안면인식 소프트웨어(SW)를 테스트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는다.

화웨이는 이를 위해 2018년 안면인식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인공지능(AI) 중국 스타트업 메그비(Megvii)와 손을 잡고 이같은 기능을 테스트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존 호노비치 IPVM 설립자는 "이 차별적 기술은 매우 위협적이며 일반적"이라며 "이는 개별 회사의 활동이 아닌 체계적인 통제"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의혹에 화웨이와 메그비는 즉각 부인했다. 해당 보고서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해당 기술을 실제로 활용한 적은 없다는 것이다. 화웨이 측은 "해당 보고서는 단순한 시험일뿐 실제 적용은 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인종차별을 유발하는 어떠한 SW도 개발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메그비 측 역시 성명을 통해 "시스템은 인종 집단을 대상으로 하거나 구별하도록 설계되지 않았다"고 재차 강조했다.

미국 BBC에 따르면 화웨이는 그리즈만을 다시 설득할 것이라고 했다. 화웨이 대변인은 "화웨이는 그리즈만이 당사와 관계를 종료하기로 결정한 것에 유감"이라며 "화웨이는 모든 수준의 인권, 평등 및 차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 우려를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그에게 개인적으로 이야기 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제사회에서는 중국 정부가 현재 신장 지역에서 최소 100만명에 이르는 위구르족과 기타 이슬람을 믿는 소수 민족이 '직업 훈련소'라는 이름의 집단 수용소에 갇혀 인권 탄압을 받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중국 당국은 이같은 국제사회의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해당 수용소는 테러를 근절하고 고용 기회를 개선하기 위해 고안됐다는 설명이다.

한편 티벳 사태에 반발해 목소리를 낸 축구스타는 그리즈만 뿐이 아니다. 아스날 소속 독일 축구선수 메수트 외질은 지난 10월 "중국은 신성한 절을 태우고, 신성한 승려들을 죽였다. 심지어 학교까지 금지했다"며 "억지로 티벳인들을 강제 수용소에 넣고 노예처럼 부리고 있다. 티벳 여성들은 강제로 중국남자와 결혼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외질이 이같은 주장을 펼치자 중국은 크게 반발했다. 아스널 중계를 하던 중국 CCTV는 돌연 당시 아스널의 중계 일정을 전면 취소했고, 국내에는 위닝일레븐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축구게임 'PES' 중국 버전에서도 외질이 삭제됐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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