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에서는 천안 불당동에 위치한 '충남불당 지웰더샵' 113㎡이 지난달 중순 13억1700만원에 거래되며 역대 가장 비싼 가격에 팔렸다. 지난해 11월 10억원에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1년 새 가격이 3억원 넘게 급등했다. 경남 창원에서는 의창구 용호동 '용지더샵레이크파크' 84㎡가 지난달 말 10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8월만 해도 8억원대에서 실거래가 이뤄졌지만 이후 가파른 가격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거래량도 역대 최고 수준이다. 직방이 한국감정원의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지방 5개 광역시 및 기타 지방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각각 16만1000건, 20만9000건으로 모두 37만건을 기록했다. 이는 매년 같은 기간(1~10월)의 지방 아파트 거래량과 비교했을 때, 2011년 이후 가장 많다. 특히 지난해 같은 기간 21만8000건(5개 광역시 9만4000건, 기타 지방 12만4000건) 보다 15만2000건이나 늘어났다.
KB국민은행 리브온에 따르면 전국의 11월 KB부동산매매가격전망지수는 121.6으로 2013년 4월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았다. 특히 지방 부동산 시장의 상승 전망이 강한데, 6대 광역시(126.7)를 비롯해 강원(119.7), 충남(120.1), 전북(114.9), 경북(126.8), 경남(129.0), 기타 지방(119.5) 등도 모두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강한 상승 전망으로 집계됐다. 이 지수는 KB국민은행의 회원 공인중개업소를 대상으로 향후 시장 움직임에 대한 설문을 통해 작성한다. 0부터 200까지의 범위로 100을 넘길수록 상승 전망이 강하다.
정부가 규제지역을 잇달아 지정하면서 갈곳을 잃은 돈이 전국을 떠돌며 집값을 올리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어설픈 핀셋규제가 시장에 먹혀들지 않고 풍선효과만 유발하고 있는 것”이라며 “충분한 공급이 없어 집값 안정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더 어렵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서울로 ‘역(逆)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지방에서도 10억원 이상 거래가 속속 나오면서 ‘서울 아파트가 싸다’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에서도 이미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외곽 지역은 물론이고 고가 아파트가 밀집해 각종 부동산 대책의 타깃이 됐던 강남의 아파트 매매가도 서서히 오르는 중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지난 6·17대책에서 규제지역을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한 이후 수요자들이 비슷한 가격대면 서울 구축 아파트 매매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라며 ”똘똘한 집 한 채 이슈가 서울 일대에서 다시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KB부동산 주간 매매시장 동향을 봐도 11월 30일 기준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100.4로 매도자보다 매수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수우위지수가 100을 넘은 건 8월 31일 이후 석달 만이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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