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가공원으로 조성될 예정인 서울 용산 미군기지의 일부를 반환받는다. 정부가 추진 중이지만 지지부진했던 용산공원 조성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번에 반환받은 미군기지 중 캠프킴(사진)은 정부 계획에 따라 3100가구 규모의 주거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정부는 11일 미국과 제201차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합동위원회를 열어 11개 미군기지와 용산기지 2개 구역을 반환받기로 합의했다. 이 중 이목이 쏠리는 곳이 용산기지 2개 구역이다. 용산기지 남측 국립중앙박물관 인근 스포츠필드 부지(4만5000㎡)와 기지 동남쪽 소프트볼 경기장 부지(8000㎡)가 이날 반환 결정됐다. 이번에 반환된 부지 총 5만3000㎡는 용산기지 반환 대상 면적(203만㎡)의 2.6%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규모가 큰 건 아니지만 기지 반환의 첫 발을 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미군 용산기지 반환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이나 용산가족공원 등도 용산기지 일부였다. 하지만 용산기지 전체 이전과 반환이 본격 추진된 후에는 이번에 처음이다. 정부는 용산기지 전체 폐쇄 이후 반환을 추진하면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순차적으로 구역을 반환받는 방안을 미측과 협의해왔다.
이번 반환을 계기로 정부의 용산공원 조성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용산공원 조성 면적은 총 291만㎡에 달한다. 당초 정부는 2027년까지 용산공원을 완공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2030년 이후로 밀린 상황이다. 국토부는 공원 조성 계획을 내년 말까지 확정할 방침이다.
이번 미군기지 반환 목록에 캠프킴(4만8000㎡) 부지도 포함됐다.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에 있는 부지로 정부가 지난 ‘8·4 공급대책’을 통해 이곳에 3100가구 규모의 공공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 반환으로 국토부의 주택공급 계획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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