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에 귤까지 주나"…달걀 맞으며 집 돌아간 조두순 [종합]

입력 2020-12-12 10:37   수정 2020-12-12 11:23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이 12일 형기를 마치고 출소해 찾은 거주지에서 달걀 세례를 당하는 등 거센 질타를 받았다.

조두순과 동행한 보호관찰관은 그가 "천인공노할 잘못을 했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지만, 그는 범행을 반성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굳게 입을 닫았다. 조두순이 탄 법무부 관용차량은 이날 오전 9시께 경기도 안산시 그의 거주지 골목에 들어섰다.
계란 세례 받으며 안산으로 이동한 조두순
조두순이 탄 차량은 앞 유리가 깨지고 우측 뒷좌석 문 쪽이 움푹 패는 등 파손된 모습이었다. 군데군데 삶은 달걀에 맞은 흔적도 뚜렷했다. 조두순은 검은색 모자와 흰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카키색 롱패딩에 청바지 차림으로 차량에서 내렸다.

조두순이 모습을 드러내자 주거지 앞 골목에 모여있던 주민과 유튜버 등 150여 명이 그를 보기 위해 몰리면서 소란이 빚어졌다. 경찰은 100여명을 배치하고 양쪽에 폴리스라인을 설치해 조두순과 군중의 직접 접촉을 막았지만, 위로는 달걀 여러 개가 날아 조두순을 향했다.


조두순은 차에서 내려 급히 건물 안으로 들어가 달걀에 맞지는 않았다. 일부 유튜버가 예고한 사적 응징 등의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그가 모습을 감춘 뒤에도 이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아 일부는 자리에 남아 "안산에서 추방하라", "조두순을 사형시켜라" 등의 구호를 반복해서 외쳤다. 조두순이 탄 차량이 거주지로 향해 준법지원센터에서 빠져나갈 때 일부 시민이 차량 위에 올라서는 모습이 연출됐다.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경찰 1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조두순 거주지 건물의 정문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 남부교도소 앞 시위
앞서 조두순은 오전 6시45분께 서울남부교도소에서 출소했다. 애초 출소시간은 오전 6시로 예상됐지만 자유연대 등 시민단체 회원들과 유튜버 등 시민 100여 명이 교도소 앞에 모인 데다 일부가 조두순을 태운 차가 나오지 못하게 해야한다며 도로에 드러누워 조두순을 태운 차는 6시45분께에야 교도소를 빠져나왔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민은 경찰 펜스를 뚫고 나와 준비한 피켓과 달걀 등을 던지고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이후 조두순은 안산준법지원센터에서 거주지 주소를 신고하고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개시 신고서 등을 제출한 뒤 준수사항을 고지받았다.

조두순의 보호관찰관은 그가 차 안에서 "천인공노할 잘못을 했다", "앞으로 반성하며 살겠다"고 말했다고 전했지만, 조두순은 "범행을 반성하십니까"라는 취재진 질문에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조두순이 준법지원센터에 도착해 관용차에서 내릴 때 오른손에 귤 하나를 들고 있던 장면을 두고 일부 네티즌들은 "간식까지 먹이냐"며 비난 댓글을 올리기도 했다.
법무부 관용차랑 타고 거주지까지 이동한 조두순
전자장치부착법에 따르면 피부착자는 형의 집행이 종료되는 날부터 10일 안에만 주거지를 관할하는 준법지원센터에 출석해 신고하면 되지만, 조두순은 출소 직후 곧바로 이곳으로 이동했다.

그는 교도소에서 준법지원센터, 거주지까지 이동하는 데 모두 관용차량을 이용했다.


출소자는 대부분 대중교통이나 개인 차량을 이용하지만, 조두순은 전자발찌 부착 직후 1대1 밀착 감독 대상자가 되고 대중교통 이용 시 이동 과정에 돌발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관용차량을 이용하게 됐다고 법무부는 설명했다.

조두순은 앞으로 안산 거주지에서 아내와 함께 지낼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08년 12월 안산의 한 교회 앞에서 초등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중상을 입힌 혐의로 징역 12년형을 선고받아 복역하고 이날 출소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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