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로선 군침이 돌 만하다. 최근 상황을 보면 이런 ‘게임체인저 유니콘’들은 상장 이후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은 개인이 상장 전 공모주 투자를 할 수 없지만, 상장 직후에 거래하거나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수할 수 있다.
신규 상장한 유니콘에 대한 국내 증권업계의 평가는 후하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IPO 시장의 과열을 경고하는 전문가가 적지 않다.
에어비앤비와 도어대시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플랫폼이다. 에어비앤비는 지난 3분기 13억423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4% 줄었지만, 전분기에 비해서는 300% 늘었다. 수익성도 좋아지고 있다. 3분기 2억1930만달러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 상반기 9억1620만달러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도어대시는 급성장하고 있다. 3분기 매출은 8억79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67.8% 늘었다. 3분기 순이익은 43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지만 작년 동기보다 적자폭을 줄였다. 2분기에는 2300만달러 깜짝 흑자를 냈다. 김중한 삼성증권 연구원은 “도어대시 순이익이 다시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며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면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세컨드메저에 따르면 도어대시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51%(지난 10월 기준)로 절반을 넘고 있다. 우버이츠·포스트메이츠(30%), 그럽허브(18%) 등 경쟁업체보다 앞선다.
애널리스트가 스타트업의 실적을 보는 기준으로 활용하는 ‘조정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를 보면 상황이 더 좋다. 3분기 에어비앤비와 도어대시의 조정 EBITDA는 각각 5억140만달러, 8600만달러 흑자였다. 조정 EBITDA는 일회성 비용 등을 차감하지 않은 이익이다.
관련 ETF로는 미국 르네상스캐피털에서 운용하는 르네상스 IPO ETF가 있다. 이 종목은 올해 연초 이후 110.93% 올랐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뉴컨스트럭츠의 데이비드 트레이너 대표는 “에어비앤비는 타당한 수익모델을 갖추고 있다”면서도 “초기 투자자 등이 일반 투자자에게 주식을 투매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어대시에 대해서도 그는 포브스 기고문을 통해 “도어대시 주가는 터무니없는 수준”이라며 “‘집콕’ 수요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과장됐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음식배달 수요가 더 이상 늘지 않게 되면 그 실체가 드러날 것이라는 경고도 했다.
재무상태 개선을 과대평가하지 말아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지난해부터 올 3분기까지 분기 순이익은 에어비앤비가 두 번, 도어대시가 한 번밖에 못 냈다. 조정 EBITDA가 개선됐지만 순이익에 감가상각비와 이자비용을 다시 더하는 등 기준이 불합리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조정 EBITDA에 넣고 뺄 항목은 해당 기업이 직접 정한다.
한 전문가는 “PSR은 닷컴버블 시기에 나온 기업 가치평가 기준으로, 거품을 정당화한다는 비판이 있다”며 “이런 기준을 적용해도 고평가라는 건 위험수위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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