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쟁력을 잃지 않은 한국 기업들이 수익성을 빠르게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다. 증권사들은 내년 영업이익이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날 그룹으로 현대중공업(199.2%)을 꼽았다. 올해 4896억원인 그룹사 5곳의 영업이익 컨센서스 합계는 내년 1조4648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조선 업황 회복으로 현대중공업지주가 흑자전환을 예고한 영향이다.
이어 SK(191.7%), 롯데(134.0%), 신세계(128.8%), 현대차(94.7%)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정유·유통·자동차 업종을 주력 사업으로 갖고 있는 그룹들이다. 삼성그룹은 13곳 계열사의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 합계가 올해보다 27.6%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램(DRAM) 업황 개선에 따른 삼성전자의 힘이다.
한화는 10대 그룹 중 13.2%로 영업이익 상승폭이 가장 작았다. 하지만 전망치가 나온 4개 계열사 모두 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11월 이후 기업들의 내년 예상 이익이 급격히 오르고 있지만 여전히 코로나19가 확산 중임을 고려해 보수적인 수준”이라며 “내년도 한국 기업들의 이익 개선세를 고려하면 현 주가를 과열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이를 반영하기 시작했다. 내년 실적이 개선되는 그룹사 주가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 10대 그룹 중 4분기 들어 시가총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포스코다. 3분기 말 대비 시총 합계가 39.4% 증가했다. 롯데(28.5%), 현대중공업(28.0%), SK(26.0%), 삼성(23.0%) 등이 뒤를 이었다. 4분기 들어 내년도 영업이익 전망치가 빠르게 늘어난 그룹사들이다.
종목별로 보면 10대 그룹 계열사 중 기아차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가 4분기 들어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기아차는 내년 영업이익 3조8010억원으로 3분기 말 전망치(2조6387억원)보다 44.1%나 늘었다. 이어 롯데케미칼(38.6%), LG디스플레이(35.3%), 삼성생명(32.8%), 이마트(21.8%) 등이 뒤를 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타격을 내년도 빠르게 개선할 것으로 전망되는 종목들이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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