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한항공 계열의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 계열의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지난 3분기에 낸 영업손실은 1000억원을 넘는다.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각각 492억원과 42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비상장회사인 에어서울은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최소 100억원대 손실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LCC 3사가 지난 3분기까지 낸 영업손실은 3000억원을 넘는다. 같은 기간 국내 최대 LCC인 제주항공의 영업손실(2171억원)을 훨씬 웃돈다.
산업은행과 대한항공은 3개사가 통합되면 ‘규모의 경제’ 실현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지만 최소 2년 이상이 걸리는 통합 때까지 3개사가 버텨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화물 영업에 주력하고 있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과 달리 LCC는 여객 수요에 의존하고 있어 매분기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하다.
통합에 따른 시너지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통상 LCC는 기종 단일화를 통해 비용을 절감한다. 직원 훈련 및 정비보수 비용을 줄이고 항공기 가동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진에어가 보유한 기종은 대부분 보잉사인 반면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에어버스 기종이 많다. 통합 LCC의 비행기 보유 대수는 59대로, 제주항공(44대)보다 많지만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3개사가 운영하는 노선이 상당 부분 겹친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항공업계에선 통합 LCC의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 LCC 3개사의 전체 인력은 3800명 수준이다. 산은과 대한항공도 아시아나항공의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고 단언했지만 통합 LCC에 대해선 명확한 방침을 내놓지 않고 있다. 통합 LCC 출범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직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LCC 3개사는 통합 전까지 유상증자 등 자구노력을 통해 버틴다는 방침이다. 앞서 진에어는 지난달 1050억원의 유상증자를 완료했다. 에어부산도 이달 835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에어부산이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진행한 유상증자 일반공모 청약은 62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2조1000억원이 몰렸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