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한국은행의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실질 경제성장률은 3%로 예상된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진정 속도가 더뎌지거나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다는 '비관적 시나리오'에서는 내년 성장률이 2.2%에 머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제통화기금(IMF·2.9%),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8%) 아시아개발은행(ADB·3.3%) 등이 제시한 내년 한국 성장률을 크게 밑도는 것은 물론 OECD가 제시한 2021년 한국의 잠재성장률(2.4%)에도 못 미친다.
코로나19 확산은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등 내수 경기에 가장 큰 타격을 준다.
정부가 저울질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이 기업·자영업자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이 산출한 거시계량모형(BOK20)을 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가 1년 동안 적용되면 민간소비와 국내총생산(GDP)이 16.6%, 8% 줄어든다고 추정했다. 3단계가 한달 동안만 이어져도 연간 민간소비와 GDP는 각각 1.38%, 0.6% 줄어든다. 코로나19가 확산되는 것을 비롯한 불확실성이 커지면 기업은 설비투자 집행 시점도 미룰 수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으로 가계의 씀씀이가 줄면 음식점·도소매업체를 운영하는 소상공인(자영업자)이 가장 큰 타격을 입는다. 이달 첫째주(11월30일~12월6일) 서울시 자영업자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0.87% 줄었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일(이달 8일) 전부터 자영업자 타격이 상당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3단계 과정에서 매출 충격은 보다 클 전망이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금융 기능이 마비되면서 실물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는 금융시스템 리스크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은의 ‘2020년 하반기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 결과’를 보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장기화'를 가장 큰 시스템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한은은 국내외 금융회사·연구소·협회·대학 경제·금융 전문가 82명을 대상으로 금융시스템 관련 위험 요인을 제시하고 그 가운데 상위 5대 요인을 선정하도록 했다. 집계 결과 코로나19 장기화(70%), 미 정부 정책 불확실성(50%), 기업실적 부진 및 신용위험 증대(38%), 고용악화 등에 따른 가계소득 감소(38%) 글로벌 자산가격 상승 및 조성(3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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