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시 파켓부터 피어스 콘란까지…"김기덕 추모 잘못된 일" [이슈+]

입력 2020-12-14 13:59   수정 2023-04-25 09:12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한 故(고) 김기덕 감독에 대한 추모를 멈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먼저 영화 '기생충'의 영어 번역가로 이름을 알린 달시 파켓이 미투 가해자인 김기덕 감독 추모에 대한 소신을 드러냈다.

지난 12일 달시 파켓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2018년 한국 TV에서 김기덕의 미투와 관련한 프로그램이 방송되면서 수업 때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가르치는 것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 실제로 그렇게 끔찍한 폭력을 저질렀다면,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그가 천재인지 관심없다.(천재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보건교사 안은영'의 이경미 감독의 남편이자 평론가인 피어스 콘란 또한 "김기덕 감독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을 접하고 그의 죽음에 대해 나쁜 말을 하고 싶은 것을 참아야 했다"면서 "특히 서양에서 그에 대한 애도가 이어지는 것을 슬펐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훌륭한 업적은 치하하면서 그가 저지른 끔찍한 행동에 대한 언급은 없다"면서 "영화계에 그가 남긴 업적은 잊혀지면 안되겠지만 그의 끔찍한 성범죄의 희생자 또한 잊어서는 안된다"라고 썼다.


한국영화계는 김기덕 감독을 향한 추모와 애도를 자제 하는 분위기다. 그의 업적은 기리면서도 영화계에 생채기를 남긴 미투 사건에 대해서는 잊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다.

김기덕 감독은 세계 3대 영화제 본상을 거머쥔 유일한 한국인 감독이다. 2004년 '사마리아'로 베를린영화제 감독상, 2011년 '아리랑'으로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상, 2012년 '피에타'로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영화계 '미투'의 주인공으로 오명을 쓰기도 했다. 2017년 여배우 A씨는 김기덕 감독이 영화 '뫼비우스' 촬영에서 연기 지도 명목으로 뺨을 때렸고 사전 협의되지 않은 베드신을 강요했다고 폭로했다.

2018년 SBS 'PD수첩'은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이라는 제목으로 김기덕의 성폭행, 성추행 의혹에 대해 집중 보도했다. 김 김독은 미투 폭로 여배우와 이를 보도한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가 지난달 패소했다.

'미투' 사건 이후 한국을 떠나 해외에 거점을 옮긴 김 감독은 2019년 모스크바 국제 영화제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되면서 모습을 드러냈다. 또 올해에는 카자흐스탄에서 러시아어로 촬영된 신작 '디졸브'를 현지 배우들을 캐스팅해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덕 감독은 지난달 20일 라트비아로 향했고 5일 이후 연락이 두절됐다. 그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현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60세.

현지 언론에 따르면 김 감독은 라트비아 북부 휴양 도시 유르말라에 저택을 구입하고, 라트비아 영주권을 획득할 계획이었다. 김 감독이 약속 장소에 나오지 않으면서 동료들이 현지 병원들을 수소문해 김 감독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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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보도문] 영화감독 김기덕 미투 사건 관련 보도를 바로 잡습니다

해당 정정보도는 영화 ‘뫼비우스’에서 하차한 여배우 A씨측 요구에 따른 것입니다.

본지는 2017년 8월 3일 <김기덕 감독, 배우 폭행 혐의로 피소..”뺨 때리고 베드신 촬영 강요”>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한 것을 비롯하여, 약 24회에 걸쳐 영화 ‘뫼비우스에 출연하였으나 중도에 하차한 여배우가 김기덕 감독으로부터 베드신 촬영을 강요당하였다는 내용으로 김기덕을 형사 고소하였다고 보도하고, 위 여배우가 김기덕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입었다는 취지로 보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뫼비우스 영화에 출연하였다가 중도에 하차한 여배 우는 ‘김기덕이 시나리오와 관계없이 배우 조재현의 신체 일부를 잡도록 강요하고 뺨을 3회 때렸다는 등’의 이유로 김기덕을 형사 고소하였을 뿐, 베드신 촬영을 강요하였다는 이유로 고소한 사실이 없을 뿐만 아니라 위 여배우는 김기덕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입은 사실이 전혀 없으며 김기덕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입었다고 증언한 피해자는 제3자이므로 이를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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