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재개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자 추천위원회에서 ‘반공수처’ 여론전을 이어갈 예정이다. 후보 추천 거부권(비토권)이 무력화된 만큼 공수처 출범 자체를 막는 건 어려워졌지만 커져가는 반대 여론을 살려 끝까지 공세를 늦추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14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4.4%포인트)에 따르면 정부·여당이 주도한 공수처법 개정안 처리에 대해 응답자의 54.2%는 ‘잘못된 일’이라고 답했다. ‘잘된 일’이라는 응답은 39.6%에 불과했다. 국민 절반 이상이 ‘반대’ 의견을 나타난 셈이다.
‘잘한 일’이라고 평가한 공수처 관련 우호 여론은 2019년 1월(76.9%)의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법안 통과 직전이었던 2019년 10월(61.5%)과 처리 후인 2020년 1월(54.2%)에 비해서도 크게 하락했다.
국민의힘은 공수처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등에 업고 공수처가 정권의 ‘친위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킬 방침이다. 정부·여당과 대통령 주도로 임명되는 공수처장이 중립성을 확보할 수 없을 것이란 점, 개인 비리뿐 아니라 ‘직무상 위법’까지 포함하는 지나치게 넓은 수사 범위, 해외 사례에도 없는 기소권 등을 적극적으로 쟁점화한다는 것이다.
공수처 출범에 남은 절차는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의 후보 추천과 대통령의 최종 후보 결정 그리고 인사청문회다. 조만간 재가동될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에서부터 국민의힘은 총공세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주호영 원내대표는 13일 기자회견에서 여당이 추천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과 전현정 변호사에 대해 “이미 야당에 의해 비토된 후보”라며 최종 후보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추천위에서 여당이 단독으로 후보를 결정할 경우 추천위원 사퇴 및 무효 확인을 구하는 집행정지 신청, 위헌법률심판 등도 고려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여당이 단독 강행한 공수처의 민낯을 충분히 보여줬다”며 “앞으로도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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