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3단계 땐 진짜 벼랑"…거리두기 격상 검토에 '초긴장'

입력 2020-12-14 17:38   수정 2020-12-15 01:16

자영업자들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되면 폐업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금도 영업시간이 줄어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데, 3단계 격상 시 고객 수까지 제한받기 때문이다.

3단계가 되면 전국 50만 개 시설이 문을 닫는다. 인원·영업시간 제한 등 조건을 달고 운영했던 결혼식장, 영화관, 공연장, PC방, 오락실, 독서실, 스터디카페, 놀이공원, 미장원, 백화점, 학원 등이 영업을 중단한다. 유흥시설 5종과 직접판매홍보관, 노래방, 실내스탠딩공연장, 실내체육시설 등도 마찬가지다.

일반음식점과 휴게음식점은 거리두기 2.5단계와 마찬가지로 오후 9시 이전까지는 홀 영업이 가능하다. 하지만 받을 수 있는 손님 수가 면적 8㎡(약 2.4평)당 1명으로 제한된다.

서울 마포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3단계가 되면 매장에 손님을 10명 내외밖에 못 받는다”며 “점심 매출 80~90%가 홀에서 나오는데 문을 계속 열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 응암동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윤모씨는 “3단계가 되면 4인 테이블을 두 개 붙인 공간에 손님 한 명만 받아야 한다”며 “직원 두 명을 무급휴직 처리하고 오전에도 배달과 포장 영업만 할 계획”이라고 했다.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되면 새롭게 집합금지 업종에 포함될 노래방, PC방 등 업주들의 불안감은 더 커진다. 서울 강서구에서 100석 규모 PC방을 운영하는 윤모씨는 “임차료, 인건비, 전기료 등 한 달 고정 지출만 2000만원”이라며 “폐업을 해도 남은 임대차 기간만큼 임차료를 내야 하고 인테리어 원상복구 비용까지 부담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콜라텍협회 관계자는 “올해 계속된 거리두기 조치로 서울 시내 65개 업소 중 절반이 넘는 곳이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뒤늦은 거리두기 3단계 조치 논의에 “타이밍이 늦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서울 불광동에서 순댓국집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1.5단계니 2단계+α니 엉성하게 조치하지 말고 빨리 3단계로 격상해 확진자 수를 줄이는 게 장사하는 입장에선 더 낫다”고 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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