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판사 재직 당시 사법부 윗선에서 막으려던 학술모임을 강행하려 했다는 이유로 원치 않는 인사발령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 36부(재판장 윤종섭) 심리로 열린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 대한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증언했다.
이수진 의원은 자신이 진보적 판사들의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이어서 양승태 행정처로부터 '인사 불이익'을 받아 3년간 근무하도록 돼 있는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2년만 근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수진 의원은 특히 본인이 야근을 하지 않는 등 업무 능력이 부족해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집에 기록을 가져가 일했다"고 반박했다.
전날 이원 부장판사(전 대법원 재판연구관)는 재판에서 "이수진 전 판사의 보고 건수가 다른 연구관과 현저히 차이가 난다고 인사총괄심의관이 찾아온 적도 있다"며 "거의 매일 야근하는데 이 전 판사와 저녁을 먹은 기억은 잘 없다"고 증언했다. 인사 불이익은 업무능력에 따른 것이라는 취지다.
이날 이수진 의원은 "(선임이었던)이원 전 연구관이 무슨 말을 하면 화를 내면서 말을 해 같이 밥을 먹기가 굉장히 불편했다"면서 "일주일에 한두 번은 같이 먹었지만 나머지는 김밥을 사서 따로 먹었다. 집에 다 싸가지고 가서 일을 했는데 무슨 일을 안 했다는 거냐"고 반발했다.
이 의원은 연구관 시절인 2016년 2월~12월 다른 연구관들의 평균(20여건)의 절반에도 훨씬 못 미치는 6건의 보고서를 썼다. 이에 대해서도 "권순일 전 대법관이 보고서를 여러 차례 바꾸게 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전년도인 2015년에는 보고서 잘 쓴다는 얘기도 들었고 통계도 별 차이 없었다"며 "2년차에 민사 심층조를 가면서 민사에서 중요한 사해행위 취소 등의 사건을 맡게 됐는데 권순일 대법관이 보고서를 여러 차례 바꾸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수진 의원은 "권 전 대법관이 그런 요구를 안 했으면 3건은 더 썼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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