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할머니 없는 '길 할머니 생신 파티'를 벌이고 사과문 한 장 달랑 내놓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 "그들만 잘 먹고 그들만 행복했던 잔치엔 가식과 위선이 가득하다"고 비판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15일 논평을 통해 "아직도 역사의 아픔과 싸우고 있을 할머니를 위한다는 윤 의원은 생신잔치라고 전화 한 번 한적 없다한다"며 "정의기억연대 출신임에도 위안부 피해자 길 할머니의 연세도 기억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부끄러움은 국민의 몫이 됐다"면서 "일제 만행에 분노한다는 민주당은 역사의 아픔을 악용한 윤 의원엔 왜 아무 말이 없나. 세간에 나도는 ‘운동권의 물주’에 대한 비겁한 침묵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미향 공천을 밀어붙인 민주당은 국민 앞에 공식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윤 의원이 마지막 부끄러움이 있다면 스스로 의원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도리다"라며 "지금 윤 의원이 있어야 할 자리는 ‘국회’가 아니라 ‘법정’이다"라고 일갈했다.
코로나 시국에 지인들과 와인파티를 즐기고 그 모임을 하게 된 배경은 길원옥 할머니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서였다는 윤 의원의 해명은 "전화를 받은 적 없다"는 할머니 측의 해명에 진실공방으로 번졌다.
윤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지인들과 와인잔을 건배하는 사진을 올리며 "길 할머니 생신을 빈자리 가슴에 새기며 우리끼리 만나 축하했다"고 적었다.
코로나 확산 시국에 적절하지 않다는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윤 의원은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고 13일 "12월 7일 월요일은 길 할머니의 94번째 생일이어서 안타까움과 그리움을 나누려 자리했다"고 해명했다.
자신의 SNS에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는 글을 올리고 뒤에서는 와인 파티를 하며 그 모습을 길 할머니 생신축하로 둔갑시켰다는 점에서 비난의 목소리는 더 높아졌다.
앞서 검찰은 정의연의 회계부실, 보조금·기부금 유용 의혹 등을 수사한 뒤, 윤미향을 보조금관리법 위반, 기부금품법 위반, 업무상 횡령·배임, 공중위생관리법 위반, 준사기 등 8개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이중 치매를 앓고 있는 길 할머니에게 거액의 기부를 하게 한 혐의도 받는다. 할머니 없는 할머니 생신축하를 했다는 뜬금없는 윤 의원의 변명이 비판을 피해가기 어려운 이유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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