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두 차례 회의 끝에 15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한다. 징계위는 증인심문 과정을 모두 마치고 최종 논의 및 의결 절차에 돌입했다.
당초 문재인 대통령은 "윤석열 총장 징계위는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다음날로 예정됐던 징계위가 한차례 연기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현재 징계위가 어떤 결론을 미리 내려놓은 것처럼 예단하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예단하지 말고 차분히 지켜봐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윤 총장 측 변호사는 징계위가 종료된 후 기자들과 만나 "정말 무고하고 누명이라는 것에 대해 벗겨보려 많은 준비를 하고 노력했지만 절차가 종결되는 것을 보니, 저희 노력과는 상관없이 (결론이) 이미 다 정해져 있던 것 아닌가 한다"고 반발했다.
윤 총장 측에 따르면 증인 심문 내용과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 등의 진술서를 검토할 시간이 필요해 징계위 심의를 다른 날 다시 잡아달라고 제안했지만 징계위가 거절했다.
징계위는 회의를 오늘 안으로 종결하겠다고 일방적으로 공지하면서 최종 의견 진술을 즉시하라고 했다. 윤 총장 측이 시간이 촉박하다고 항의하자 징계위는 1시간을 주겠다고 했다.
윤 총장 측은 1시간 안에 준비를 마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결국 최종 의견 진술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징계위는 이날 오후 7시50분 경 심의 종결을 선언했다.
정한중 위원장 직무대리는 오늘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라며, 자정쯤 징계 여부와 수위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징계위가 어떤 결론을 내리든 절차적 정당성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총장 측은 이미 "징계위 결과가 정해져 있는 것 아닌가 의심된다"며 확정시 승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앞서 윤 총장 측은 이용구 법무부 차관과 심재철 검찰국장, 외부 위원인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와 안진 교수 등 4명에 대해 기피 신청했지만 모두 기각됐다.
특히 안진 전남대 로스쿨 교수는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이었고, 더불어민주당 지방선거 공천 심사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징계위원회 위원 4명 중 3명은 호남 출신이다. 법조계에서는 징계위원 출신 지역만으로 결론을 예단하는 것은 부적절하지만 전체 인원 4명 중 특정 지역 출신이 3명이나 되는 것은 편중된 구성이라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법무부 징계위 2차 회의는 애초 8명의 증인 심문이 예정돼 있었지만 추미애 법무부 장관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 등이 모두 불출석하며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징계위원들은 윤 총장 측이 신청한 나머지 5명의 증인에 대해서는 별다른 질문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윤 총장에 대한 징계는 출석 위원 4명 중 3명의 찬성 의결을 통해 이뤄진다.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는 징계위가 정직 3개월 또는 6개월, 면직, 해임 등 중징계를 내릴 것이란 예측이 우세하다.
보수 야권에서는 징계위가 윤 총장의 징계 수준을 정직 3개월로 결정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관측이 나왔다. 해임 등은 심각한 후폭풍이 우려되는 만큼 여론의 반발을 적게 사면서도 사실상 윤 총장을 '식물 총장'으로 만드는 효과를 낼 수 있는 정직이 유력하다는 것이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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