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10억 확정 앞두고…슈퍼개미 매물 쏟아질까 [이슈+]

입력 2020-12-15 11:35   수정 2020-12-15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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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양도세 대상이 되는 대주주 확정 시점이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개인투자자들이 고민에 빠졌다. 한 종목을 10억원 이상 보유 중인 일명 '슈퍼 개미'들이 양도세를 피하기 위해 매물을 쏟아낼 경우 증시가 하락할 수 있어서다. 이들은 지난해 12월에만 국내 주식시장(코스피+코스닥)에서 4조8000억원 넘게 팔아치웠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주식 투자를 시작한 '신규 개미'들이 시장을 지배하는 만큼 과거와 같은 하락폭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대주주 확정 시점인 오는 28일 직전에 일시적인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4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각각 2조7143억원, 9144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해 12월 같은 기간 개인이 코스피에서 1조9600억원, 코스닥에서 2434억원 각각 순매도한 것과 대비된다. 개인은 이후 12월 말까지 증시에서 5조원(코스피 3조8275억원, 코스닥 9955억원) 가량을 팔아치웠다.

대왕 개미들은 통상 12월이 되면 양도세 기준이 되는 대주주 요건을 피하기 위해 주식을 대거 순매도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코스피에서 개인 순매도가 14거래일(12월9일~26일) 연속 이어지기도 했다. 대주주 요건이 확정되는 지난해 12월26일에는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각각 4673억원, 5442억원의 매물이 쏟아졌다.

하지만 올해는 양도세를 회피하기 위한 매물 폭탄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부 대왕 개미들이 매물을 쏟아낼 수 있지만 나머지 일반 개미들이 풍부한 유동성으로 매물을 받아내면서 증시를 떠받칠 수 있어서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에는 대주주 요건을 피하고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개인들이 12월에 매물을 쏟아냈다"며 "하지만 예수금 잔액이 60조원대로 유지되면서 풍부한 유동성을 보이고 있다. 매수 여력이 과거와 달라 양도세 회피를 위한 매물의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도 대왕개미들의 물량 털어내기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봤다. 김 연구위원은 "대주주 요건에 해당하는 이들이 차익실현을 위한 매물을 쏟아내면서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면서도 "단기 조정이 일어날 순 있지만 과거와 같이 강한 순매도가 관측되진 않을 것 같다. 규모나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대주주 요건은 매년 12월30일 종가를 기준으로 정해지는데, 주문 체결 후 주식 양도까지 이틀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늦어도 12월28일에 매도주문을 체결해야 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영향력이 큰 개인보다 지난달에만 5조원 가량을 사들인 외국인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외국인은 지난달 코스피에서만 4조9938억원을 사들였지만 이달에는 14일까지 1조758억원어치를 팔고 있다.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2월 증시 방향은 개인이 아닌 외국인과 기관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며 "코로나19 백신 기대가 선반영되면서 외국인 매물이 더 출회될 수 있다. 개인은 외국인의 매도 물량 받아내는 수급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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