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샛별·쓱 배송기사, 점심 거르고 하루 200건 배달해 버는 돈 얼마?

입력 2020-12-16 12:00   수정 2020-12-16 18:38

쿠팡친구(옛 쿠팡맨) 등 온라인 유통업체 소속 배송기사는 하루 평균 10시간 동안 약 200건의 택배를 배송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월평균 보수는 300만원 선이었다. 정규직 비중은 20%를 넘지 못했고, 1년 넘게 근무하는 경우도 드물었다.

고용노동부는 16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온라인 유통업체 근로자 업무여건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달 4일부터 13일까지 배송기사와 물류센터 근로자 4989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설문조사를 한 결과다. 업계에서는 직접 물류센터와 배송시스템을 운영하는 쿠팡, SSG닷컴, 마켓컬리 등 3개사가 조사대상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배송기사 중 84.5%는 계약직이었다. 2.5%는 일용직이었다. 정규직은 13.0%에 불과했다. 월 평균 보수는 200~300만원을 번다는 응답이 68.1%로 가장 많았다. 300~400만원을 버는 사람도 29.1%에 달했다. 근속기간은 66.1%가 1년 미만이라고 답했다. 3년 이상 일하는 사람은 14.7%에 불과했다.

성수기 기준 평균 근무 일수는 5일(66.9%), 근무시간은 8~10시간(44.1%)이 가장 많았다. 비성수기에는 응답자 비중이 이보다 높아졌다. 일반 택배기사의 76.3%가 12시간 이상 일한다고 답한 것에 비해 근무 여건이 상대적으로 나은 것으로 파악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사태로 물량이 급증하는 경우에는 연장근로 등을 통해 본인이 모두 배송하는 경우(50.4%)가 가장 많았다.

휴게시간은 대체로 1시간 이상(75.5%) 보장 받으며, 자유롭게 사용(54.6%)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배송업무 중 점심식사를 하지 못한 경우가 있다는 응답은 52.3%로 절반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유통업체의 물류센터 근로자의 경우에도 배송기사와 대체로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이날 고용부는 3개사의 근로감독 실태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고용부에 따르면 근로감독 대상 온라인 유통업체 전체에서 총 196건의 노동관계법 위반(근로기준 분야 46건, 산업안전보건 분야 150건)이 적발됐다.

A사업장의 경우 코로나19로 배송량이 급증한 시기에 일시적으로 주 12시간 이상 연장근로를 해 근로기준법 제53조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온라인 유통업체로부터 물류센터 운영을 위탁받은 B사업장은 다음날 근로일까지 11시간 연속해 휴게시간을 보장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근로기준법 제59조제2항 위반이다.

대부분 업체가 연장·휴일근로수당, 연차휴가수당 등을 일부 미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C사업장의 경우는 물류센터의 포장·출고 등 업무를 하청업체에 위탁한 상태에서 하청업체 근로자를 직접 지휘·감독해 불법파견으로 적발됐다.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은 총 150건이 확인됐다. 물류센터 내 자동문 등 위험설비에 대한 안전보건조치 위반이 39건 적발됐다. 신선식품 배송을 취급하는 일부 물류센터의 경우 냉동창고에서 작업하는 근로자의 동상 등 건강장해 예방조치를 미실시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보건교육 및 건강진단 미실시, 소음에 대한 작업환경측정 미실시 등 총 93건에 대해서는 과태료 2억6000여만원이 부과됐다.

김대환 고용부 근로감독정책단장은 “코로나19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비대면 일상을 유지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필수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근로감독을 실시했다”며 “조사 결과를 토대로 유통 관련 배송업무 종사자들의 과로와 안전 문제가 개선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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