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길어지자 '정신과' 매출 14% 뛰었다

입력 2020-12-16 10:59   수정 2020-12-16 11:0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신경정신과를 찾는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와 무관한 성형외과와 안과, 피부과 등의 매출도 올랐다. 반면 성인오락실과 노래방, 유흥주점 등은 매출 감소폭이 컸다. 예술품과 시계·귀금속 등 사치품 관련 업종의 매출 감소도 두드러졌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16일 '코로나19가 가져온 소비 행태 변화 보고서Ⅱ'를 냈다. 지난 3월 코로나19 1차 유행기와 비교한 2차 유행기의 비교 버전이다. 9월 기준으로 하나카드 매출데이터를 활용해 230여개 업종의 매출을 분석했다.

1차 유행기와 비교해 매출이 가장 크게 늘어난 건 예체능학원(137%)과 테마파크(121%) 등이다. 입시관련 업종과 여행·레저업종은 2차 유행기에 오히려 매출이 확대됐다. 1차 유행기의 매출부진에 따른 기저효과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입시준비의 절박함과 느슨해진 경각심으로 인한 야외시설에 대한 선호가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추정된다.

반대로 성인오락실과 노래방은 같은 기간 각각 89%, 72% 매출이 줄었다. 유흥시설 이용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2차 유행기에 매출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난 것이다.

세부 업종별로 차별화가 가장 두드러진 건 의료업이다. 장기간 지속되는 코로나19로 우울감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면서 신경정신과 매출은 14%가 뛰었다. 코로나19의 직접적인 영향을 적게 받는 안과와 성형외과 매출은 각각 24%, 10% 늘었다. 피부과 매출도 같은 기간 10% 많아졌다.



하지만 이비인후과와 소아과 등은 각각 11%, 10% 매출이 줄었다.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우려가 병원 출입을 망설이게 해서다. 사람이 많이 몰리는 종합병원 매출도 6% 줄었고, 치료 목적이 덜한 한의원 매출도 2% 감소했다.

연구소는 코로나19로 소비 트렌드가 개인용 이동수단(퍼스널 모빌리티), 건강한 취미(그린하비), 주거 환경 개선(인테리어)에 집중됐다고 분석했다.

대중교통에 대한 불안으로 자전거와 오토바이 매출이 각각 92%, 55% 늘었고 화원·화초 및 비료업종의 매출이 10% 가량 뛴 게 대표적이다.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가구판매점(25%)과 실내 인테리어(15%) 업종의 매출도 증가했다.

양정우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개인의 삶과 관련된 업종을 중심으로 소비 트렌드가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이런 트렌드가 장기적으로 유지될지는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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