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표 산업재 기업인 3M(MMM)도 11월부터 이달 현재까지 10% 상승했다. 3M은 올초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에 코로나19 대유행까지 겹쳐 직원을 1500명 감원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N95 마스크 수요가 급증하면서 3분기 헬스케어 부문 매출이 25% 이상 뛰는 등 실적이 반등했다. ‘코로나 수혜주’로 꼽히면서도 주가는 지지부진했지만 최근 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중국 상하이증시에서도 1위 중장비 기업인 삼일중공(600031)이 사상 최고가 행진을 하고 있다. 올해 3월 저점 대비 주가는 두 배 이상 뛰었다. 이 종목도 11월 이후에만 30%가량 올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최대 광산업체 중 하나인 리오틴토(RIO)도 올해 신고가를 경신 중이다. 런던증권거래소에서 지난달 이후 28.6% 급등했다. 이 기업은 전 세계 철광석의 10~20%를 생산하고 있다. 최근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중국의 재고 부족 등으로 철광석 가격이 t당 160달러를 돌파하는 등 가격이 치솟고 있다.
IHS마킷 글로벌 제조업 PMI도 지난달 53.7포인트로 올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이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SK하이닉스, 포스코, 롯데케미칼 등 중간재·원자재 기업들이 11월 이후 주가가 크게 오르며 코스피 강세를 견인했다.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의 자금 흐름을 봐도 이런 현상은 뚜렷하게 나타난다. 산업재 섹터를 추종하는 대표 ETF인 ‘SPDR 산업재 펀드’(XLI)는 11월 이후 17% 급등했다. 이 기간 22억달러가 이 ETF에 순유입됐다. 3M, 캐터필러를 비롯해 보잉 등 항공주, 철도회사 유니온퍼시픽 등 산업·인프라 종목을 담고 있다.
원자재 기업을 담은 ETF인 ‘SPDR 원자재 펀드’(XLB) 역시 주가가 지난달 이후 13% 뛰었다. 이 상품에는 같은 기간 5억달러가 들어왔다. S&P 에너지와 산업금속 지수는 최근 한 달간 10%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업계에서는 내년 원자재 시장에 슈퍼사이클(초호황)이 올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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