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연말까지 마이너스 통장 신용대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시중은행에 이어 인터넷전문은행도 연말을 앞두고 신용대출 총량관리에 나선 모양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이날 오전부터 마이너스 통장 신용대출을 잠정 중단했다. 6개월 이상 재직 중인 고신용 직장인에 판매하는 상품이다. 최근 시중은행들이 신용대출 취급을 중단하면서 카카오뱅크로 대출이 몰렸고, '속도조절'이 필요해졌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뱅크는 마이너스 통장 신규 개설을 제외한 일시급 신용대출, 비상금 대출(소액마이너스통장 대출), 사잇돌 및 민간 중금리 대출, 전월세 보증금 대출 등 다른 대출 상품은 정상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마이너스 통장은 잔고 변동성이 높아 일시적으로 판매를 중단한 것”이라며 “기존에 마이너스 통장을 보유한 소비자는 계속 거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주요 은행들은 신용대출의 문턱을 높이는 조치를 했다. 가계부채 증가속도가 가파르다는 정부가 속도조절을 주문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14일부터 연말까지 1억원이 넘는 모든 가계 신용대출을 원칙적으로 막고, 다른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갈아타는 대환용 주택담보대출도 취급하지 않고 있다.
신한은행은 ‘쏠편한 직장인 신용대출’을 포함한 직장인 신용대출의 비대면 신청을 받지 않고 있다. 우리은행 역시 지난 11일 한도 소진을 이유로 연말까지 대표적인 비대면 대출인 '우리 WON하는 직장인 대출' 판매를 중단했다.
대부분 은행들은 우선 연말까지 신규 대출을 중단하는 등의 조치를 유지할 계획이다. 그러나 내년 초가 되더라도 한 번 높인 신용대출 문턱이 낮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금융권에서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신용, 고소득자에 대한 신용대출은 최대한 막아 자산시장에 끼칠 영향을 최소화하자는 게 금융당국의 생각”이라며 “은행은 당분간 신용대출을 억제할 수 밖에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오현아/김대훈 기자 5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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