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의 시인' 조성진, 지휘 거장 그리고 베를린필…'최강'이 만났다

입력 2020-12-17 17:08   수정 2020-12-18 03:09


“오늘날 ‘피아노의 시인’이라 불릴 만한 연주자는 몇 명뿐이다. 그중 하나가 조성진이다.”

독일의 세계적인 오케스트라 베를린필하모닉이 운영하는 온라인 공연 플랫폼 ‘베를린필 디지털 콘서트홀’엔 이런 소개글이 올라와 있다. 사이먼 래틀 베를린필 상임지휘자가 2017년 조성진과 협연한 뒤 내린 평가로, 그와의 두 번째 협연을 앞두고 이를 온라인 플랫폼에 올렸다.

‘2015 쇼팽 콩쿠르’ 입상 이후 세계적인 아티스트로 성장한 조성진이 베를린필과 다시 무대에 오른다. 42세란 젊은 나이에 지휘 거장으로 떠오른 보스턴교향악단의 음악감독 안드리스 넬슨스도 함께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연주는 온라인으로 중계된다. 한국 시간 기준 오는 20일 새벽 3시와 오후 8시에 베를린필 디지털 콘서트홀에서 감상할 수 있다. 관람료는 9.9 유로(약 1만3000원).

이번 공연은 베토벤과 리스트의 명곡들로 채워진다. 조성진과의 협연에 앞서 베를린필과 넬슨스는 먼저 베토벤의 ‘코리올란 서곡’을 선보인다. 극작가 하인리히 요제프 폰 콜린이 쓴 ‘코리올란’에 감동을 받고 그에게 헌정하기 위해 쓴 작품이다.

이어 조성진이 프란츠 리스트(1811~1886)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함께 연주한다. 헝가리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였던 리스트는 ‘피아노의 왕’이라고 불릴 만큼 뛰어난 피아노 실력을 인정받았다. 총 3곡의 피아노 협주곡을 남겼는데, 이 중 2번 교향곡은 서정성이 극대화된 작품이다. 섬세한 기교와 뛰어난 표현력을 갖춘 조성진과 잘 어울린다. 클라리넷과 오보에의 선율이 감미롭게 울려 퍼진 후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된다.

피날레는 베토벤의 ‘교향곡 5번(운명)’으로 성대하게 장식된다. 운명 교향곡은 전 세계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고, 가장 많이 듣는 교향곡으로 꼽힌다. 베토벤의 격정적인 삶과도 닮은 이 곡은 청중을 압도하는 베를린필의 웅장한 연주, 에너지 넘치는 지휘로 유명한 넬슨스의 손끝에서 재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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