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세상을 바꾼 애플과 전기차 시대를 연 테슬라처럼 세상을 바꾸는 혁신기업이야말로 가장 우량한 글로벌 투자 자산입니다.”(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
“내년 주식시장에 대한 낙관론이 지배적이지만 펀더멘털과 주가 간 괴리는 여전한 상황입니다. 개별 종목보다는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분산투자를 하는 게 좋습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17일 진행된 ‘2021 대내외 경기·금융시장 대예측 세미나’에서는 ‘국내외 자본시장 전망과 투자전략’을 주제로 한 토론회도 열렸다. 한상춘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이 사회를 보고, 최현만 수석부회장과 안동현 교수가 패널로 나섰다. 최 부회장은 미래에셋대우를 국내 최대 투자회사로 키워낸 실무 전문가다. 안 교수는 자본시장연구원장 등을 지낸 거시경제 전문가다.
개인들이 올해만큼 높은 수익률을 얻긴 어렵지만 미래를 위해 금융투자는 필수라는 인식을 한 만큼 투자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안 교수는 “젊은 세대는 열심히 저축해서 집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진 만큼 주식투자를 계속 할 수밖에 없다”며 “금융자산 비중이 높아지는 건 선진국형으로 긍정적인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최 부회장은 이런 흐름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내년 글로벌 시장의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27% 수준이지만 한국은 41%로 더 높다”며 “BBIG 실적이 튼튼한 데다 경기민감주 실적도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기대는 이미 주가에 선반영되고 있다. 지수가 추가 상승하기 위해선 내년 이익 전망치가 추가 상향 조정돼야 한다는 의미다. 최 부회장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IT 업종이 상승장을 주도하고 철강·화학·자동차 등이 선방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익 전망치 상향 조정이 끝나면서 하반기에는 주가 상승이 둔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반기에는 성장성이 큰 BBIG 업종이 다시 주목받게 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고 말했다.
안 교수도 내년 증시 전망을 긍정적으로 봤다. 유동성의 힘 때문이다. 안 교수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유럽시장·신흥국으로 외국인 자금 유입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안 교수는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기술주가 급등하면서 펀더멘털과 주가 간 괴리도 더 커지고 있다”며 “실적이 따라 오르면서 주가도 오르면 문제가 없겠지만 경기 회복세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주가만 오르면 어느 순간 조정이 시작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조정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안 교수는 “조정이 오면 미국 중앙은행(Fed)이 구원투수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필요에 따라 일본 중앙은행처럼 자국 주식 ETF를 직접 매입하는 카드도 꺼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글로벌 우량 자산에 분산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특히 세상을 바꿔놓는 혁신 기업이야말로 가장 우량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애플, 테슬라처럼 혁신 기업 주가를 사는 것은 혁신 그 자체를 사는 것이라 가장 빠르고 안전한 자산 증식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최 부회장은 “개별 기업 리스크를 피하면서 혁신 기업 성과는 누릴 수 있는 테마형 ETF를 사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등장하는 만큼 기후 관련 테마 등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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