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필수사용공제 폐지다. 월 전력 사용량 200㎾h 이하 가구에 4000원까지 할인해주는 제도인데, 취약계층(81만 가구)을 제외하고 2022년 7월 폐지된다. 이를 통해 확보하는 3000억원가량은 신재생 확대 등에 쓰일 계획이다.
개편안은 정부의 탈원전 및 탄소중립 정책에 따라 신재생에너지를 늘리고 석탄 발전은 줄이면서 부득이 발생하는 비용을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기요금 부담은 국제유가 등 여러 변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에너지 전환 비용을 반영해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필수사용공제 할인 폐지로 1~2인 가구의 요금이 내년 이후 불가피하게 오르게 될 전망이다. 표준가구(월 350㎾h 사용)의 경우 올해 저유가를 토대로 연료비 연동제를 적용하면 내년에는 전기료가 내려가지만 이후 유가가 오르고 ㎾h당 0.3원 추가되는 석탄발전 감축비용 등까지 더해지면 요금이 적잖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향후 신재생 비용, 온실가스 비용 등이 추가로 조정되면 더 인상될 여지도 있다.
정부는 “탈원전에 따른 추가 부담이 없다”고 했지만 이른바 ‘태양광 고지서’가 날아올 것임을 예고한 셈이다. 독일의 경우 신재생에너지 비용이 전기요금의 4분의 1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에너지 전환에 따른 전기료 추가 인상 가능성은 매우 높을 수밖에 없다. 탈원전 정책으로 한전 및 발전 자회사들의 관련 비용이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는 것도 장기적으로 전기요금 인상을 점치게 하는 대목이다. 태양광 보조금 등 정부 재정으로 보조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내년에만 ‘찔끔’ 요금을 내려 생색을 내고 인상은 다음 정부가 들어설 2022년 이후로 미뤘다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정부는 전기요금 인상을 비롯, 탈원전 정책의 장·단기 비용을 정확히 알리고 국민 동의부터 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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