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상쇄권 시장 뜬다" BP, 산림관리기업 대주주됐다

입력 2020-12-17 11:36   수정 2020-12-17 11:39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산림을 통한 탄소관리기업 지분을 대거 사들여 대주주로 올라섰다. 최근 세계 각국의 저탄소 기조에 대응하려는 포석이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BP는 이날 미국 탄소관리기업인 피니트카본의 대주주가 됐다고 발표했다. 인수 지분 규모나 투자액 등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BP는 "이번 지분 인수로 피니트카본을 BP의 신사업 담당 '런치패드' 부문에 넣게 됐다"며 "디지털·저탄소 기술 신사업 개발을 담당하는 부문"이라고 밝혔다.

피니트카본은 산림 토지주와 탄소배출기업을 연결해주는 기업이다. 수수료를 받고 특정 숲의 탄소흡수량을 의뢰 기업 명의로 돌려 그만큼 기업의 탄소 배출량을 상쇄해준다. 북미 일대에서 총 300만에이커(약 1만2140㎢)에 달하는 숲 40여곳을 관리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금까지 토지 소유자들에게 5억달러 이상 수익을 안겨줬다.

BP는 지난해 말 피니트카본에 500만달러(약 54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앞서 탄소 배출량 규제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피니트카본의 탄소 상쇄권을 수차례 구매했다”며 “앞으로 자발적 탄소상쇄권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봐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피니트카본은 BP가 피니트카본에 2030년까지 10억달러 가량을 더 투자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BP의 투자 이후 피니트카본이 미국 외 시장으로 발을 넓힐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BP는 최근 산림 등 자연 관련 투자를 늘리고 있다. 세계 각국이 탄소배출량 규제에 나서면서 ‘자발적 탄소상쇄권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탄소 상쇄권은 대기 중으로 배출하지 않은 온실가스에 대한 권리를 뜻한다. 탄소 배출권과는 별개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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