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은 '돈 갚을 능력에 대한 믿음'…관리 못하면 낭패

입력 2020-12-21 09:00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깜빡하고 반납하지 않아 연체되면 일정 기간 동안 책을 빌릴 수 없는 것처럼 물건이나 서비스를 사용한 뒤 약속 기간이 지나도록 지불하지 않는다면 신뢰를 잃어 추후에 거래가 어려워진다. 은행도 마찬가지다. 갚을 수 있는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므로 돈을 빌리는 사람은 은행에 '돈을 갚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믿음을 줄 수 있어야 하는데, 이런 믿음이 바로 신용이다.
신용이란 무엇일까
‘신용(信用)’은 ‘상환 능력에 대한 믿음’을 뜻한다. 신용에 해당하는 영어단어 ‘credit'은 ‘나는 믿는다(I believe)’라는 의미의 라틴어 ‘credos'에서 유래했다. 특히 현대사회에서 신용은 대출이나 신용카드 사용처럼 미래 소득을 현재로 이동시켜 생활의 편리성을 높여주고 있어 그 중요성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는 소비 대부분이 신용을 바탕으로 이뤄지는데 그 종류는 크게 대출신용, 판매신용, 서비스신용 등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가령 은행 등에서 돈을 빌린다면 대출신용, 할부계약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것은 판매신용, 휴대폰 전기 수도요금처럼 먼저 특정 서비스를 이용하고 나중에 요금을 지급하는 것은 서비스 신용에 해당된다. 서비스 신용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으로, 요금을 제때 납부하지 못할 경우 서비스 이용이 강제 중단되거나 재산 압류 등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신용은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용도로 사용돼 신용이 낮을 경우 상품 구입, 휴대폰 개통 등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또 은행 등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리지 못하거나 높은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등의 불이익이 있으므로 평소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
신용은 어떻게 평가되는 것일까
개인의 신용은 ‘신용조회 회사(CB: Credit Bureau)’가 대출, 연체 내역, 소득, 공공요금 체납정보 등을 이용해 평가하고 있다. 신용 정도에 따라 1~1000점(점수가 높을수록 우량)의 점수를 부여한 후 다시 점수 구간별로 1~10등급(1등급으로 갈수록 우량)을 매기게 된다. 많이 오해하는 것이 대학생이나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사회초년생의 경우 대출받거나 연체된 기록이 없다면 당연히 1등급이라고 생각하기 쉽다는 점인데, 이들에게는 통상 중간 등급인 4~6등급이 매겨지게 된다. 이는 신용조회 회사가 이들의 신용도를 판단할 수 있는 금융거래 정보 등이 없어 이들의 신용을 평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이 같은 ‘신용등급’ 방식은 같은 등급에 속한 사람들 사이에서도 신용점수가 수십 점씩 차이가 나거나, 또는 1점 차이로도 등급이 달라져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겪는 등 일부 불합리한 측면이 있어 현재는 ‘신용점수’ 방식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신용점수’ 방식은 1점 단위로 신용을 평가하기 때문에 위의 부작용을 막을 수 있고 개인별 특성에 맞는 정밀한 신용평가가 가능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신용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은행 등 금융회사는 개인의 신용평가정보를 기초로 대출 가능 여부, 한도, 금리 등을 결정하므로 신용이 높으면 더 유리한 조건으로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신용을 높일 수 있을까.

먼저 신용은 하루아침에 높아지는 것이 아니며 한 번 하락한 신용은 바로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 장기간 서서히 회복된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신용은 꾸준한 관리가 가장 중요한데, 특히 대출금 연체의 경우 신용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가령 30만원 이상의 금액을 30일 이상 연체할 경우에는 신용조회 회사에 연체정보가 수집돼 신용점수가 하락할 수 있다. 또한 연체 기간이 길수록 장기간(상환 이후에도 최장 5년간) 연체 기록이 신용평가에 반영된다.

그리고 금리가 높은 대부업체 등에서 대출받을 경우에는 상환해야 하는 이자 부담이 증가해 연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신용평점이 더 많이 하락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들 업체 이용은 자제해야 한다.

한편 금융거래 실적이 적은 사회초년생은 주거래 은행을 정해 꾸준히 좋은 신용기록을 남기거나 통신요금과 공과금을 6개월 이상 성실하게 납부할 경우 신용평가 시 가점이 주어지므로 이를 잘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정해진 날에 납부하는 항목들은 자동이체를 통해 기일에 늦지 않도록 하고, 결제일을 전후해서는 자신의 통장 잔액이 충분한지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아울러 신용관리를 위해 자신의 신용정보가 궁금하면 신용조회 회사 사이트(나이스 지키미, 올크레딧 등)에서 1년에 3회까지 무료로 신용정보를 조회해 볼 수 있다. 참고로 신용정보 조회는 신용점수 및 등급에 영향이 없으나, 안전하지 못한 사이트 등을 통해 신용정보를 조회할 경우 개인정보 유출이나 불법 광고 피해 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오늘은 신용관리와 관련된 전반적인 내용을 살펴보았다. 신용이 높을 경우 유리한 조건으로 금융거래를 하는 등 많은 편의를 누릴 수 있는 반면, 신용이 낮을 경우에는 일상생활에서의 불편은 물론 취업 등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대학생활이나 사회로 나갔을 때 충동적으로 소비하기보다는 항상 자신의 소득 범위 내에서 계획적으로 소비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노력해야 한다.
NIE 포인트
①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는 어떤 종류의 신용이 사용되는 것일까.

② 신용을 떨어뜨리는 요인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③ 대출금을 갚지 못한 연체 기록을 장기간(최장 5년) 보관하고 신용평가에 반영하는 이유는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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