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4분기 실적, 올해는 예년과 다르다…기업가치제고 활동 '성과'

입력 2020-12-18 16:51   수정 2020-12-18 17:17


대우건설(대표이사 김형)의 올해 4분기 경영실적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매년 고질적으로 반복되던 4분기 실적 하락으로 현장 리스크 관리에 아쉬움을 남겼던 대우건설이지만 올해 4분기는 예년과 달리 높은 경영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이러한 실적 변화의 가장 큰 원인은 김형 사장 취임 이후 지속해 온 기업가치제고 활동으로 내부 시스템을 정비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대우건설은 김 사장이 취임한 2018년 비전 ‘Build Together’와 4대 핵심 전략(수행역량 고도화, 마케팅역량 강화, 신성장동력 확보, 경영인프라 혁신)을 발표하고 변화와 혁신의 기업문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기업가치제고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우건설은 기업가치제고 활동 중 특히 현장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리스크를 최대한 빠르게 파악해 최소화하는 '리스크 관리 강화'에 역량을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대우건설은 새로운 사업을 추진 시 입찰 검토부터 준공까지 절차를 총 7단계로 분류하고 각 단계마다 발생 가능한 리스크를 사전 분석해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을 반영하는 R&O(Risk & Opportunity)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대우건설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전 세계적 비상상황 중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사전에 분석해 실적에 미리 반영했다. 이후 이를 만회하기 위한 현장 운영 전략과 발주처와의 협의를 추진해 현장의 불확실성을 감소시키면서 향후 클레임을 통한 선반영 손실 환입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1분기에서 3분기까지 대우건설의 해외 일부 현장에서 다소 손실이 발생하기는 했으나, 코로나19 펜데믹이라는 상황을 감안하면 견조한 국내 실적을 바탕으로 선방하고 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과거 대우건설이 손실을 봤던 해외 주요 사업장들이 준공하거나 실질적인 준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점 역시 긍정적 요인으로 풀이된다. 대우건설의 주요 손실 사업장이었던 모로코 사피 복합화력발전소와 사우디 자잔 석유화학 플랜트, 카타르 고속도로 등의 주요 현장은 현재 실질적인 공사를 모두 완료하고 시운전 및 준공정산만을 앞둔 상황이다. 대우건설에 따르면 이 현장들은 도급 잔고 자체가 미비해 실적에 미칠 영향이 극히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수익성이 비교적 양호한 이라크 알포우 신항만, 나이지리아 인도라마 비료공장, 베트남 복합개발사업 등을 비롯한 해외 수주잔고가 약 4조7000억원에 이르는 상황도 대우건설의 해외 시장 불확실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올해 대우건설이 국내외에서 굵직한 사업들을 수주하면서 향후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많아지고 있다. 일부 글로벌 메이저 건설사들이 독식해 온 LNG 액화 플랜트 건설 EPC 시장에서 원청사 지위를 확보한 5조원 규모의 나이지리아 LNG Train 7 공사가 올해 5월 본 계약을 체결한 뒤 순항하고 있다. 연말에도 3조2000억원 규모의 ‘구리시 한강변 도시개발사업 민간사업자 공모’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AI 플랫폼시티 사업단’에서 시공주간사로 참여하게 돼 국내외 초대형 사업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대우건설은 현재 이라크 알포우 신항만 사업에서 발주처와 복수의 프로젝트를 수의계약 형태로 협의 중에 있는데 이들 계약이 4분기에 체결될 경우 올해 수주목표를 초과 달성할 전망이다.

내년부터는 주택사업에서 거둔 성과가 본격적으로 경영실적에 반영된다는 점 역시 주목할만하다. 올해 3만4000여가구를 분양한 대우건설은 모든 사업지에서 분양에 성공을 거두며 안정적인 실적 토대를 구축해냈다. 통상 준공까지 2년에서 3년 정도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의 분양 성과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적 지표에 반영되기 시작해 내후년까지 안정적인 수익 실현을 가능케 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도 대우건설은 올해와 비슷한 규모의 주택 사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부동산 시장의 현황을 감안하면 이들 사업 역시 분양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에는 경기 수원시 망포지구, 부산 범일동 등 입지 여건이 우수하며 수익성 높은 자체 사업이 분양에 나서기 때문에 주택사업에서 거둔 성과가 향후 대우건설의 실적으로 지속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지속적인 기업가치제고 활동을 통한 혁신으로 경쟁력 강화에 매진해 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있다”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실적 턴어라운드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글로벌 건설기업으로 도약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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